정부가 글로벌 투자은행(IB) 상대의 콘퍼런스 콜이라는 새로운 홍보시스템을 시도한 것은 한국 경제의 실상을 해외에 정확하게 알리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외신이 한국 경제의 어려움을 과장하는 보도를 내보낸 뒤 뒤늦게 해명하는 방식은 경제위기 국면의 대응체계로 크게 미흡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지난달 해외홍보를 전담하는 외신팀장을 공채한 뒤 매달 둘째 주와 셋째 주 금요일에 각각 외신과 글로벌 IB 대상의 콘퍼런스 콜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넷째 주 금요일에는 외신기자들과 오찬을 하며 브리핑을 할 계획이다. 이정호 금융위 외신팀장은 “나쁜 기사를 빼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팩트가 실리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외신담당 대변인을 뽑기 위해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한국의 경제위기 대처 자세를 설명하는 글을 기고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콘퍼런스 콜이 끝난 뒤 모건스탠리 박찬익 리서치센터장은 “정부 측 답변이 구체적이어서 인상 깊었다”며 “회의를 꾸준히 하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