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품 日진출 “엔高가 기회”

  • 입력 2009년 3월 7일 02시 59분


정부 100억지원… 도요타서 한국車 부품업체 설명회

정부는 일본 대기업과 한국 부품소재기업의 공동 기술개발에 1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올해 9월경 일본 아이치(愛知) 현 나고야(名古屋) 시 도요타자동차에서 한국 자동차 부품회사들과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지식경제부 고위 당국자는 “요즘처럼 엔화가 강세일 때 대일 무역역조를 줄여야 한다”며 “국내 부품소재기업들이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저인망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최근 일본의 저명한 연구소에 의뢰해 한국에서 부품을 수입할 의향이 있는 일본 기업을 조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한일 기업들은 한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연구개발(R&D)에 나서게 되는데, 기술개발에 성공하면 일본 기업은 반드시 그 제품을 사줘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1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정부는 도요타자동차에서 여는 부품설명회에도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지경부 부품소재총괄과 관계자는 “도요타자동차가 최근 일본 내 자동차 생산에서도 포스코 강판을 사용하기로 했고, 자동차 부품을 제작하는 일본 중견기업인 파베스트도 주물 조달처를 한국 기업으로 바꿨다”며 “최근 이 같은 분위기를 이용해 도요타자동차에 한국 부품회사의 경쟁력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일본 기업을 위해 한국 부품의 신뢰성 평가를 대신해 주기로 했다.

지경부에 따르면 일본 기업은 한국 부품에 관심은 많지만 혹시라도 불량품이 있어 완제품에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하고 있다.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정부 산하 14개 시험연구원에 약 18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한국 부품의 신뢰성을 평가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최근 주요 일본 기업에 검사 항목 리스트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일본 부품과 경쟁하는 한국 부품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법도 추진된다. 특히 모토로라, 웨스팅하우스, 알카텔 등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국 부품소재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한국 부품의 성능을 시연할 계획이다. 5월경에는 미국, 6월에는 중국에서 각각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지경부 고위 당국자는 “원-엔 환율이 사상 최초로 100엔당 1600원을 넘나들고 있다”며 “이처럼 엔화가 강세일 때 한국 부품소재기업이 일본 현지에 진출하고, 선진국에서 일본 제품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공정한 방법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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