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 1600 ‘턱밑’ 주가 급락 1000 ‘턱걸이’

  • 입력 2009년 3월 3일 02시 58분


글로벌 금융불안에 외국인 4000억원 순매도

원-엔 환율도 폭등 100엔당 1610원 사상 최고

다우지수 7000선 붕괴… 美증시 하락장세 출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국내 경기지표 악화 등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3월 개장 첫날인 2일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며 1600원 선에 바짝 다가섰고, 코스피는 급락해 1,000선 재(再)붕괴를 눈앞에 뒀다.

한편 2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AIG의 대규모 손실 발표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로 출발해 개장 직후 7,000 선이 붕괴됐다. 이날 다우지수는 개장 초 한때 지난 주말 종가보다 8.51포인트(1.96%) 떨어진 6,924.42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의 ‘리먼브러더스 쇼크’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국제금융시장에 퍼지면서 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의 투자금 회수에 들어가자 대외 개방성이 높은 한국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6.30원 급등(원화가치 급락)한 1570.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3월 11일(1582.0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환율은 장중 한때 1596.0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매도 물량이 나와 1570원대로 밀린 채 장을 마쳤다. 원-엔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39.97원 폭등한 100엔당 1610.89원에 거래돼 1977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지난 주말보다 44.22포인트(4.16%) 떨어진 1,018.8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까지 15거래일 연속 ‘셀 코리아’에 나선 외국인은 연중 최대규모인 4000억 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은행 국유화와 동유럽 국가들의 부도위기 등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코스피가 일시적이나마 1,000 또는 지난해 저점(938.75)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골드만삭스는 코스피가 735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일부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1700원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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