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春大吉? 수도권 분양시장 잇단 규제 완화로 ‘봄바람’

  • 입력 2009년 2월 26일 02시 57분


“이제 해볼만” 업계 분위기 쇄신

인천 청라지구 분양일정 앞당겨

김포 장지도 5월 동시분양 채비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건설회사들은 극심한 경기 불황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올해 들어 아파트 분양을 사실상 포기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양도소득세 한시 면제 등 굵직한 규제완화 조치를 내놓은 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에 봄볕이 비치면서 건설사들이 다시 분양 채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 분양시기 확정하고, 앞당기고

건설사들이 가장 분주하게 분양 준비를 하는 곳은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서구 청라지구다.

한화건설과 한라건설 한일건설 남광토건 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시분양 시기를 놓고 고심해 온 청라지구의 분양시점을 4월 말로 확정하고 인·허가를 받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건설 이윤환 과장은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보수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생각이었는데 최근에 분위기가 조금씩 좋아져 공동 분양하는 건설사들 간에 일정 조율이 급진전되고 있다”고 전했다.

SK건설과 동문건설 한양 동양메이저건설 골드클래스 등 5개 건설사도 5월 말에 청라지구에서 총 2948채를 동시분양하기로 하고 일정을 협의 중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최근 인천지역의 분양경기가 상대적으로 좋은 데다 동시분양으로 마케팅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판단해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미건설은 당초 7월 이후에 분양하려던 청라지구 A34블록의 공급 시기를 6월로 앞당겼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대책 등이 나온 뒤 수요자들의 기대가 커졌다”며 “이런 분위기면 해볼 만하다고 판단해 분양 일정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 규제완화가 훈풍의 근원

양도세를 100% 면제받는 경기 김포시 장지지구의 김포한강신도시 분양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을 미뤄왔던 우미건설 화성산업 신명종합건설 등이 5월 동시분양을 준비 중이다. 빠른 분양 사업 진행을 위해 이들 건설사는 김포시 인근과 서울 강서구 일대에 모델하우스 터도 물색하고 있다.

기존 재개발, 재건축 사업도 힘을 받고 있다. 대림산업과 코오롱건설이 다음 달 인천 서구 신현동 주공아파트 3331채를 재건축해 이 중 1116채를 일반 분양하는 사업도 모델하우스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재건축 후분양으로 11월 입주가 시작되는 이 아파트는 최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결정으로 양도세를 60% 감면받게 됐다. 취득·등록세 50%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분양 담당자는 “일반 분양분만 1000채가 넘는 대단지여서 분양 시기를 미룰지도 검토했지만 최근 시장이 회복되는 모습이어서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희망이 없어 보이던 분양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자 건설사들이 이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며 “지방은 분양경기 침체가 계속돼 올 상반기에는 수도권 공공택지 위주로 분양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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