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담 없는 부부창업, 성공 비결은

  • 입력 2009년 2월 13일 03시 03분


인천 연수구에서 삼겹살 전문점 ‘행복 추풍령 칼 삼겹살’을 운영하고 있는 임기남, 윤정애 씨 부부(왼쪽)와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서 치킨호프 전문점 ‘치킨매니아’를 운영하는 정병창, 안정숙 씨 부부. 사진 제공 행복 추풍령 칼 삼겹살·치킨매니아
인천 연수구에서 삼겹살 전문점 ‘행복 추풍령 칼 삼겹살’을 운영하고 있는 임기남, 윤정애 씨 부부(왼쪽)와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서 치킨호프 전문점 ‘치킨매니아’를 운영하는 정병창, 안정숙 씨 부부. 사진 제공 행복 추풍령 칼 삼겹살·치킨매니아
임도 보고 돈도 벌려면 ‘역할분담’ 확실하게

#사례 1

공기업에서 20년 동안 근무하다 퇴직한 임기남(52) 씨는 2007년 5월 인천 연수구에 삼겹살 전문점 ‘행복 추풍령 칼 삼겹살’을 열었다. 혼자 창업을 준비하던 그는 준비과정에서 전업주부였던 부인 윤정애(50) 씨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부부가 함께 종업원을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업종 선택과 입지 선정을 놓고 부부가 4개월 동안 고민했다. 개업 후에는 각자의 장점을 살리기로 했다. 싹싹하고 밝은 성격의 아내는 카운터에서 손님을 맞고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던 남편은 주방을 책임졌다. 1억3000 만 원을 투자한 이 사업으로 임 씨 부부는 월평균 2500만 원 매출에 이익 900만 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사례 2

지난해 9월 서울 중랑구 망우동 치킨호프 전문점 ‘치킨매니아’를 연 정병창(55) 안정숙(50) 씨 부부는 46.2m²(약 14평) 크기의 점포에서 월평균 3000만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순이익은 1300만 원 정도다. 마진율이 평균 40% 정도로 높은 것은 간혹 배달 아르바이트 직원을 쓰는 것 이외에는 부부가 주방 업무와 홀 서비스 업무를 도맡아하며 인건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정 씨는 “생계를 위해 시작한 창업이었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 없이 아내와 둘이 운영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고른 것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불황의 영향을 받아 위축된 창업 시장에서 배우자를 ‘동업자’로 삼아 창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부부 창업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배우자와 함께한다는 점에서 초보 창업자들에게 적합한 방식이라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견해다. 인건비를 최소화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황기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부부 창업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함께 일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 갈등을 빚고 이로 인해 부부 사이가 멀어지는 사례도 있다. 부부 창업의 성공과 실패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창업 정보업체인 FC창업코리아는 부부 창업의 성공 요인으로 △업종 선택 등 모든 일을 합의를 통해 결정할 것 △각자에게 맞는 역할을 분담하고 자기 일에 책임을 질 것 △매출, 비용, 순익 등 금전적인 부분은 투명하게 공유할 것 △일을 핑계로 집안일을 떠넘기지 말 것 △사업장에서는 업무 파트너로서 예의를 갖출 것 등을 꼽았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소장은 “부부 창업의 실패는 대부분 확실한 역할 분담이 이뤄지지 않는 업무 방식에서 온다”며 “각자의 장점을 살린 역할 분담과 자기 영역을 확실히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소장은 “흔히 ‘내가 아니면 배우자가 하겠지’라는 생각이 사업의 개념을 흐트러뜨리는 단초가 된다”고 덧붙였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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