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보직 ‘군 속기병’을 만나다.

  • 입력 2009년 2월 10일 17시 31분


취사병, 통신병, 의무병 흔히들 알고 있는 군대 특기병 들이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편하고 전문적으로 군 생활을 할까? 군 특기를 살려 제대 후 직업적으로 도약해 볼 수는 없을까?’ 입대를 앞둔 대한민국 장정이라면 누구나 해볼 법한 고민이다.

이런 고민에 두 눈 번쩍 뜨게 해주는 군 특기병 분야가 있으니 그게 바로 ‘속기병’이다.

“대통령 말씀 받아 쳤을 때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하는 육군 본부 속기병, 안평식 병장. 그에게 군 특기병 중 자타공인 최고인 ‘속기병’ 이야기를 들어본다.

● 소리를 잡는 사람 ‘속기사’의 매력은 무엇인가?

고향이 완도인데. 학교를 졸업하고 여러 가지 진로에 대해 고민 하던 중 ‘속기사’라는 직업을 접했다. 말소리를 글로 따라잡는다는 것 자체도 매력이지만 자격증 하나만으로 프리랜서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더 큰 매력이었고, 속기능력 하나만으로 공무원 사회로 입성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속기사를 선택한 이유였다.

지금은 여유로운 개인시간과 일한만큼 벌고 싶기 때문에 속기사무소 창업이나 전문 프리랜서를 꿈꾸고 있다.

● 어떻게 속기병 보직을 맡게 되었나?

속기 자격증을 취득하고 난 뒤 대한민국 남자로서 피할 수 없는 군대와 마주쳤다.

2년이면 손이 무뎌져도 한참 무뎌질 시간이기에 속기사를 꿈꾸는 나에겐 큰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행정병과를 지원할 방법을 찾던 중 ‘속기병’ 병과에 대해서 알게 됐고 바로 특기병으로 지원했는데, 면접 및 실기심사에서 합격해 당당히 육군 본부의 속기병이 되었다.

속기는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경력이 쌓이는 직업이다. 군대에서 2년 내내 속기업무를 했으니 당연히 경력 2년이 추가 된 셈이고, 군복무와 함께 경력까지 쌓았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속기병이 되려면 자격증 2급 이상을 필히 보유해야 하고, 면접과 실기가 3:7 비율인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틈틈이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속기병 선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 힘들었던 점이나 보람을 느낀 적이 있다면?

작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훈시를 기록하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군대 갔다 온 사람이면 알겠지만 군대에서는 별만 떠도 난리가 나는데 그 별 중에서도 가장 높은 별의 말씀을 실수없이 기록하라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보안상의 이유로 녹취조차 허용되지 않아 정말 나의 역량에만 의지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훈시가 끝나고 담당 장교와 믿음의 눈빛이 오갔고 정말 완벽한 기록이라는 칭찬을 받았다. 이 기록이 육군의 귀중한 기록 자료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자부심에 속기를 시작한 이래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 제대를 앞두고 있는데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나?

군 제대하면 세상이 바뀐다는데 속기에도 혁명이 일어났더라. 대충 받아친 다음에 녹취를 이용해 수정작업을 하던 방식이 아니라 장비와 시스템의 발달로 이제는 원격지 영상을 그 자리에서 보고 듣고, 수정해가면서 속기록 작성이 가능하다니 처음엔 참 신기했다.

곧 제대이니만큼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제대와 동시에 디지털영상속기를 위한 장비부터 구매할 예정이다. 빨리 나는 새가 먹이를 먼저 잡는다고 하지 않는가.

● 속기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수필 속기부터, 타자기, 컴퓨터, 그리고 지금의 디지털영상속기까지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자막방송이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검찰과 경찰의 신문방식이 영상녹화제로 바뀌었고, 기업체 및 학교에서도 기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 지금이 속기사에 도전해 볼 가장 적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훌륭한 속기사들이 많이 배출되어 군 속기병 후배들도 많이 생기고 속기사들의 인력층도 두터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평식 병장은 제대를 코앞에 둔 흔히 말하는 ‘말년’이다. 2년간의 군 생활은 그에게 크나큰 커리어가 되었다.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영상속기 시대의 대한민국 대표 속기사가 되겠다는 그의 포부, 그 꿈이 이제 제대와 동시에 나래를 펼칠 순간이다.

제공 : (사)한국디지털영상속기협회 (www.kcos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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