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유선독점시대 흔들린다

  • 입력 2009년 2월 4일 03시 01분


유선 10명중 1명꼴 인터넷 변경… 올 500만 예상

통신업계 시장 선점위해 저가마케팅 경쟁 치열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50만 명을 넘어섰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데이콤, 삼성네트웍스, KT, 한국케이블텔레콤(KCT) 등 11개 인터넷전화 업체들의 가입자가 25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유선전화(PSTN)와 인터넷전화 등 전체 유선전화 가입자가 총 2500만 명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유선전화 이용자 10명 중 1명은 인터넷전화로 바꿨다는 의미다.

인터넷전화 1위 업체인 LG데이콤 가입자가 120만 명을 넘어섰고 기업고객을 중심으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삼성네트웍스와 KT가 각각 37만 명, 32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케이블TV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KCT도 가입자를 24만 명으로 늘렸고, SK텔링크와 SK브로드밴드 등 SK 계열의 유선전화 업체도 24만1000여 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인터넷전화의 가입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대신 기존 유선전화 가입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지난해 8월 178만 명에서 12월 250만 명이 되는 등 월 18만 명꼴로 늘어나고 있다.

반면에 같은 기간 기존의 유선전화 가입자는 2294만 명에서 2213만 명으로 81만 명 줄어들었다.

특히 12월에만 64만9300명이 줄어드는 등 감소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집 전화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해 온 KT의 가입자 2000만 명, 시장점유율 90% 벽도 무너졌다.

통신업계는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번호이동제의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번호이동제는 기존 유선전화 가입자가 인터넷전화로 바꿀 경우, ‘070-XXXX-YYYY’ 형태의 인터넷전화 번호가 아닌 ‘지역번호-XXXX-YYYY’ 형태의 기존 전화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가계 통신비를 줄이기 위한 인터넷전화 선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로의 통화요금이 분당 50원가량으로 저렴하고, 유선에서 무선으로 거는 전화요금도 기존 전화보다 싸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특히 지금까지 소극적이었던 유선전화 1위 업체 KT가 인터넷전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인터넷전화 전체 가입자가 5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인터넷전화에 영상전화, 데이터 서비스 등을 더한 ‘SoIP’ 서비스를 내놓고 이를 위한 전화기도 새로 선보이기로 했다.

LG데이콤도 무선 랜 방식의 무선 인터넷전화기를 추가로 선보여 가입자를 225만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경쟁사와 달리 인터넷전화 기본료를 무료로 서비스하기로 했으며, 삼성네트웍스도 가정용 인터넷전화 브랜드인 ‘와이즈홈’을 내놓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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