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아시아 경제 환란때보다 심각”

  • 입력 2009년 1월 22일 02시 55분


로치 모건스탠리 亞 회장 비관론

“한국 등 아시아의 현재 경제상황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하다.”

미국 뉴욕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스티븐 로치(사진)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회장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CCMM 빌딩에서 열린 세계 경제 전망 발표회에서 “아시아지역은 탄탄한 내수시장이 없어 글로벌 경기침체에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국가는 미국 등 선진국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원이 줄어드는 ‘아시아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려면 한국 정부는 수출 의존적인 경제구조를 바꾸고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치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는 “아직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실물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금융기관의 부실화가 추가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경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완만한 개선의 조짐을 보이겠지만 이는 반등(rebound)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가 ‘브이(V)’자 형태로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우며, 빠르게 하강한 뒤 일정 기간의 침체기를 거쳐 완만하게 회복되는 형태를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로치 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소공동 한국은행 본점에서 ‘버블 붕괴 후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함정’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2006년 72%에 이르던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개인 소비지출 비중이 작년 말에는 71%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소비 지출 비중이 버블 이전인 1975∼2000년의 평균치인 67% 수준까지 떨어진다고 봤을 때 소비 조정이 아직 20%밖에 진행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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