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재생 촉진… 지방 분해 탁월… 세계를 놀랜 ‘신비의 빛’

  • 입력 2008년 12월 5일 03시 00분


■ 의료용 레이저기기 생산 ‘루트로닉’ 1년새 매출 250% 급증

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소재 ‘루트로닉’의 의료용 레이저기기 생산 공장. 작업장은 7개의 셀(CELL)로 나눠져 셀마다 한 명씩 레이저기기 몸체를 조립하고 있었다. 생산 직원들은 양옆의 부품함에서 부품 1000여 개를 꺼내 하나하나 맞춰 나갔다.

광학실험실에서는 레이저 실험이 진행됐다. 기자가 실험 장면을 보고 싶다고 하자 연구원은 자칫하다간 실명할 수도 있다며 보호 안경을 씌워 줬다. 직원들은 1초에 입력한 개수만큼 레이저가 정확히 방출되는지 등을 철저하게 점검했다.

○ 의료용 레이저기기 국내 선두

루트로닉은 흉터 제거와 피부 재생 등 피부 치료에 사용되는 레이저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 업계 1위다. 지난해 매출액은 230억 원으로 국내 2위 기업보다 4배 정도 많다. 최근 ‘1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루트로닉의 국내 위치는 독보적이지만 의료용 레이저기기 시장은 원래 미국 유럽 등 해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국내 시장의 70%가 수입 제품이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1997년 세워진 루트로닉이 조금씩 바꿔 놓았다. 현재는 40여 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루트로닉이 셀 형태로 작업 방식을 바꾼 것은 지난해 10월, 2006년 89억 원이던 매출액이 1년 만에 250% 증가할 정도로 주문량이 늘면서 더 효율적인 공정이 필요했다. 4단계로 나눠진 기존의 분업 방식은 작업 속도가 느린 사람에게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셀 방식으로 바뀐 뒤 효율은 향상됐고 작업 능률에 따라 인센티브도 부여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도록 했다.

성장의 기폭제가 된 것은 레이저를 분산시켜 쏴 인위적으로 상처를 입힌 후 피부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기기 ‘모자이크(MOSAIC)’. 손상된 세포 조직을 파괴하는 방식보다 회복 기간이 짧은 게 특징이다. 2006년 9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출시된 후 인기를 끌고 있다.

○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세계 시장 공략

혁신적인 제품은 총 임직원 140명 중 30명이나 되는 연구원들이 밤을 새우고 주말을 잊은 노력 끝에 나왔다. 연구원들은 신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을 새로운 분야에 응용하는 데도 많은 역량을 기울인다.

공승환 연구소장은 “모자이크에서 나오는 레이저가 모발 성장을 유도해 탈모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공 소장은 이 같은 연구 결과가 지난달 국제레이저학회에서 발표돼 각국 학자 및 의사들에게 긍정적 평가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혁신 제품은 지난달 출시된 ‘아큐스컬프’인데 레이저로 체지방을 분해하는 기기다. 지방흡입술이 혈관을 터뜨리는 등 부작용이 있는 데 비해 레이저 분해 방식은 인체의 다른 기관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또 아큐스컬프는 세계 최초로 기존 레이저 분해기기가 사용한 파장보다 지방흡수율이 10배 이상 높은 파장의 레이저를 발사한다고 공 소장은 설명했다.

치료 및 미용 목적의 레이저기기 시장은 매년 세계적으로 10%, 국내 시장은 30% 이상 성장하고 있어 루트로닉의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받는다.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는 “한국인의 근면성과 기술력을 믿었기에 미래가 보장됐던 미국을 떠나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2011년 글로벌 톱5 안에 드는 브랜드로 크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예일대에서 전자공학과 경제학을 전공했고 10년간 미국 레이저기기 회사 등에서 일했다.

:황해령 대표:

□ 1997년 7월

회사 창립

□ 2003년 11월

‘수출의 날 대통령표창’ 수상

□ 2007년 1월

미국 현지 법인 설립

□ 2008년 4월

일본 현지 법인 설립

□ 2008년 6월

‘제3회 대한민국 코스닥대상’ 최우수 차세대 기업상 수상

□ 2008년 10월

‘벤처기업대상’ 대통령표창 수상

□ 2008년 12월

‘1000만불 수출탑’ 수상

고양=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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