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위기 현실로… 한국도 후폭풍

  • 입력 2008년 11월 12일 02시 56분


美 2위 가전유통업체 파산… 1위 車업체 GM 휘청

삼성-LG전자 등 납품업체 피해 우려

GM대우차 내달 가동 일시중단 검토

미국 내 2위의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서킷시티가 파산하면서 미국 실물경제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서킷시티에 제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휘청거리고 GM대우자동차까지 가동 중단을 검토해 미국발 실물경제 위기가 한국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국유화한 모기지 업체 패니메이가 10일 3분기(7∼9월)에 290억 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분기 손실을 발표하고 AIG에 대한 구제금융 규모가 당초 850억 달러에서 1500억 달러로 늘어나는 등 금융위기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킷시티는 10일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의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과 캐나다에 1500개 매장을 두고 있는 서킷시티는 가전제품 유통업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경영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여기에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서킷시티는 최근 3분기 손실이 2억392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편 판매 부진으로 GM이 휘청거리면서 한국 자회사인 GM대우차까지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GM대우차는 11일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출 및 내수 주문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GM 본사와 생산라인을 멈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이달 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가동 중단 결정이 내려지면 다음 달 22일부터 부평, 군산, 창원공장 등 모든 생산라인이 휴무에 들어갈 것”이라며 “휴무 기간은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GM대우차는 지난달 판매량(수출+내수)이 7만373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감소하자 잔업과 특근을 이달 들어 전면 중단하는 등 이미 감산(減産)에 들어갔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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