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헤지 관련 매도, 펀드 손절매… 주가 폭락 속도 더했다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3시 02분


최근 주가가 폭락하는 과정에서 주가연계증권(ELS) 위험회피 관련 매도, 펀드의 손절매, 신용융자잔액 감소 등이 주가 하락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ELS 프로그램 매도 물량은 지난주 1조 원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됐다. ELS 가운데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의 경우 코스피200지수가 하방 경계선을 넘어서면 위험회피를 위해 매입한 선물을 팔게 된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증시에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위원은 “ELS는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모두 20조1890억 원어치가 팔렸다”며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경우 원금이 보장되는 범위를 넘어서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주식을 파는데 이 역시 증시에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펀드의 손절매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펀드에 가입한 일부 기관투자가는 수익률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추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편입한 주식을 팔도록 하고 있다. 통상 펀드 전체 수익률은 15%, 개별 종목은 20% 이상 주가가 떨어지면 손해를 보더라도 주식을 파는데,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손절매로 인한 물량이 시장에 많이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주가 급락 때문에 주식을 팔았지만, 이로 인해 주가가 더 하락하고 다시 손절매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금과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잔액이 줄어든 것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신용융자잔액은 지난달 말 2조2945억 원에서 이달 27일 1조6869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신용융자잔액이 줄었다는 것은 담보로 맡긴 주식을 팔아 융자금을 상환했거나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해 강제로 융자금을 상환하도록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주가연계증권 (ELS·Equity Linked Securities)::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수익이 결정되는 신종 유가증권. 기초자산이 된 주식이나 주가지수의 변동 범위에 따라 손익구조가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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