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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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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와 취업포털 커리어 주관으로 8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주변에서 ‘대한민국 취업박람회 2008’ 행사가 열렸다.
개막식은 오후 3시였으나 오전부터 참가 중소기업과 구직자들로 행사장은 붐비기 시작했다. 이날 하루 동안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는 3만7000여 명이나 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채용 부스 중 상당수는 구직자들이 찾지 않아 애를 태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9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중소기업 관련 단체와 1000여 개 중소기업이 참여해 30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는 제조업, 벤처, 정보기술(IT), 뷰티, 건설업 등 거의 전 업종에 걸쳐 참가하고 있다. 채용 대상도 그동안 특정 연령대에 치우쳤던 취업박람회와 달리 청년, 노인, 여성, 장애인 등 다양하다.
365개 채용 상담부스와 채용 게시판 등이 마련돼 서울광장에서 무교로, 청계천로, 태평로까지 행사장이 이어졌다. 커리어 이인희 팀장은 “이 정도 규모의 채용박람회를 열면서 중소기업만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참가 기업의 ‘채용관’ 외에 ‘취업정보관’ ‘창업관’ 등도 마련돼 채용 상담뿐 아니라 취업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창업 정보도 제공됐다. ‘직업훈련 및 체험관’에서는 골프 캐디, 항공 승무원, 바리스타 등 전문적이고 이색적인 직업에 대한 소개와 체험이 이뤄졌다.
서울광장 중앙에서는 각종 공연과 이벤트가 진행돼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행사장을 찾아 참가 기업과 구직자들을 격려했다.
○ 중소기업과 구직자 눈높이 맞춰질까
여느 채용박람회와 달리 이날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는 청년, 노인, 여성, 장애인 등 다양했다.
경북 영주시에서 온 최경선(26·대학 졸업반) 씨는 “지방에선 정보가 아주 부족해 여기까지 왔다”며 “오늘 2, 3군데 정도 면접을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일하다 은퇴한 이추담(70) 씨도 “그동안 봉사활동 등으로 소일했는데 가정이나 나라에 해만 끼치는 것 같아 일자리를 찾아 나왔다”고 말했다.
채용 게시판 앞에서는 구직자들이 열심히 채용 정보를 수첩에 적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행사장을 찾은 많은 구직자가 일부 ‘이름이 알려진’ 기업이나 이벤트 행사장 등에 몰리면서 상당수 중소기업은 구직자와 제대로 상담조차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건축자재 생산 중소기업인 S사 관계자는 이날 오후까지 구직자를 기다렸으나 단 한 명밖에 만나지 못했다. 그는 “구직자들이 아직 절박하지 않은 것 같다”며 “힘든 일도 아닌데 구직자가 이렇게 안 오는 걸 보면 편한 일만 하려는 건 아닌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IT 업체인 다른 S사도 이날 소프트웨어와 해외영업 부문에서 4명을 뽑을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후까지 부스를 찾은 구직자는 3명에 그쳤다.
반면에 지문을 통해 인성·적성검사를 해주는 곳과 면접용 메이크업을 해주는 곳 등은 인기를 끌었다. 이들 부스는 구직자들이 20여 m가량 줄을 서 기다려야 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개막식 인사말에서 “구직자들은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 하는 것만 보지 말고 어떤 직장이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될지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