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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8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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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규모 작지만 5년내 亞최고 될것”
“한국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인적 자원이 우수하고 기술 역량도 갖춰져 있다. 다만 부족한 것은 자본이다.”(미국계 다국적 제약사 릴리의 브라이스 카미니 수석 부회장)
한국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이들은 투자나 포괄적 협력 계약 체결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들과 손잡고 있다. 본사 연구개발(R&D) 담당 임원들의 한국 방문도 잦아지고 있다. 8일 충북 청원군 오송생명과학단지에서 열리는 ‘바이오 코리아 2008’ 행사 참관을 위해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방한(訪韓)이 줄을 잇고 있다.
○ 바이오 시장 年10% 넘게 성장
바이오 의약품은 유전자 재조합이나 세포 배양 기술을 통해 생산되는 치료용 단백질과 호르몬 등을 뜻한다. 전통적 신약개발 방식인 화학적 합성 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임상시험 성공률도 높다.
합성 의약품은 약 200년 전부터 개발됐지만 바이오 의약품의 역사는 2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합성 의약품이 바이오 의약품보다 훨씬 크다. 반면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매년 10∼20%씩 성장하고 있어 성장률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한국바이오벤처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바이오 기업 수는 약 700여 개. 2000년 9억 달러 규모였던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2005년 23억 달러로 커졌다. 2010년에는 71억 달러, 2015년에는 214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승현 코오롱생명과학 개발기획팀장은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 한국은 선진 7개국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바이오 기업의 약점은 자금력이다. 바이오 기업의 80% 이상이 매출액 50억 원 이하로 영세한 편이다. 이 때문에 개발에 수천억 원이 필요한 바이오 신약을 내놓은 곳은 찾아보기 힘들고 그나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도 최종 신약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중간 단계에서 해외 기업에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한국 지적 자원 풍부”
이 때문에 최근 노바티스, 사노피아벤티스 등 세계적인 제약기업들은 한국의 바이오 벤처기업들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스위스계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는 최근 “향후 5년 동안 한국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첫 번째 투자 대상 기업으로 바이오 벤처기업인 ㈜네오믹스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계 제약사인 사노피아벤티스도 한국 바이오의약품 생산업체인 셀트리온과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포괄적 협력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야거 한국노바티스 사장은 “한국은 이미 증명된 정보기술(IT)뿐 아니라 생명공학기술(BT)에서도 놀라운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바이오 코리아 2008’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아이제이어 레깃 미국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카운티 행정수반은 “한국이 4, 5년 내에 아시아에서는 바이오의약 산업에서 최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몽고메리카운티는 미국의 3대 바이오의료산업단지 중 하나다.
스코틀랜드 국제개발청의 장헌상 한국 대표도 “한국 바이오 산업은 지적(知的) 자원이 튼튼하고 한국 정부의 관심이 높은 것이 강점”이라며 “스코틀랜드의 세계적인 바이오기업 6개사가 한국 기업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할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바이오 코리아 2008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