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LG텔레콤 이어 NHN까지 코스피行

  • 입력 2008년 10월 4일 03시 00분


‘코스닥 대장주’로 불리던 NHN의 코스피 시장 이전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미국발(發)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침체돼 있는 코스닥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NHN은 코스닥 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약 11%를 차지하는 대표기업이다.

NHN은 2일 이사회를 열어 코스피 시장 이전을 결정했다.

회사 측은 7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다음 달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임시주총에서 이전안이 통과되면 증권선물거래소의 상장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12월 초부터 코스피 시장에서 NHN이 거래된다. 현재 주가(2일 종가 기준 14만5000원)를 고려할 때 코스피 시장에서 NHN의 시가총액은 25위 수준이다.

코스피 이전으로 NHN은 주가와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박재석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 편입으로 NHN의 기초체력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코스피200지수를 따르는 펀드들의 NHN 투자가 늘어 수급 여건이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아시아나항공(3월), LG텔레콤(4월)이 코스닥 시장을 떠난 데 이어 NHN마저 이전하면 코스닥 시장의 활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우증권 이규선 연구위원은 “시장 1위 기업의 이전은 코스닥에 대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1996년 출발한 코스닥 시장은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로 빠르게 성장했다. 1996년 말 331개였던 상장종목이 현재는 1045개로 늘었고, 시가총액도 출범 당시 7조6000억 원에서 67조3748억 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와 그에 따른 금융위기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말 700 선을 넘었던 코스닥지수는 이달 초 440 선으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30% 이상 증발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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