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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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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신토불이’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8월 첫선을 보인 ‘하우젠 버블 세탁기’는 빨래방망이로 옷을 두드려 빨던 전통 방식의 핵심이 ‘거품’이었던 점에 주목한 결과물이다. 이 세탁기에 장착된 ‘다이아몬드 드럼’도 한국식 빨래판의 올록볼록한 모양에서 따왔다. ‘빨래 삶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스팀 기능은 대표적인 한국형 기능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냉장고에도 선조들의 지혜를 녹여 새로운 기능을 구현해 냈다.
2009년형 하우젠 아삭 ‘칸칸칸’ 김치냉장고는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땅속 30cm 정도의 평균 기온이 영하 1도 정도라는 점을 이용했다. 또 저장칸의 위, 아래, 좌, 우, 후면의 5면을 냉각파이프로 둘러싸 마치 김칫독을 땅속에 묻어 놓은 듯한 효과를 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조들의 생활 지혜와 가사 노하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가전 기술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한 디자이너가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가다 떠오른 아이디어를 토대로 통풍구를 전면에서 없앤 에어컨을 개발했다. 비행기 내 통풍시스템은 통풍구가 눈에 띄지 않는데도 탁월한 환기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발견해 이 기술을 에어컨에 적용한 것.
LG전자 성재석 슈퍼디자이너는 “생활가전은 편리한 사용성이 중요해 터무니없는 상상력보다는 생활 속 아이디어, 고정관념을 뒤집는 생각에서 시작된 디자인이 더 많은 호응을 얻는다”고 밝혔다.
통통 튀는 아이디어 발견기(記)에서 레인콤의 MP3플레이어 ‘클릭스’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제품은 ‘더 얇고, 더 작게’라는 MP3플레이어 트렌드 속에서 ‘더 잡기 쉽게’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만들어냈다. 디자인 영감은 한 직원이 세수를 하다 만지게 된 타원형 모양의 비누에서 얻었다. 유선형 디자인에 손바닥에 착 달라붙는 촉감이 마치 비누를 쥘 때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는 이 제품은 지난해 출시 이후 판매량이 50만 대에 육박하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