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서비스의 달인’ 장인숙 숍 매니저

  • 입력 2008년 9월 25일 02시 55분


롯데백화점이 실시하는 서비스 명장 평가에서 노원점 1위로 서비스 명장이 된 장인숙 마담포라 숍 매니저. 장 매니저는 “세심한 배려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이 실시하는 서비스 명장 평가에서 노원점 1위로 서비스 명장이 된 장인숙 마담포라 숍 매니저. 장 매니저는 “세심한 배려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롯데백화점
“단골들과 수다떠는게 마케팅이죠”

“스스로 좋아 서비스하면 스트레스는 덜 받으면서 큰 성과 얻어”

《“정말 좋은 분을 만났네요. 기분이 좋아요.”

롯데백화점 노원점 ‘마담포라’의 장인숙(52·사진) 숍 매니저는 처음 만나는 손님에게도 마치 오래 알고 지내온 사람을 대하듯 스스럼없이 농담과 웃음을 건넨다.

이 때문에 매장을 처음 찾은 고객이라도 편안하게 옷을 고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의 이런 매력에 끌린 고객들은 단골이 된다.

백화점 의류매장에서 한 해 11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비결은 바로 이런 특유의 친근감이다.

연봉이 얼마나 되는지 묻자 “비밀이지만 1억 원은 넘는다”고 말했다.》

○ 매출-서비스-전시 등 노원점서 1위

장 매니저는 롯데백화점이 뽑은 ‘서비스의 달인’이다. 이 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서비스 명장(名匠)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장 매니저는 이 백화점이 뽑은 43명의 제1기 서비스 명장 중 한 명이다.

서비스 명장이 되기 위한 조건은 까다롭다. 미스터리 쇼퍼가 암행(暗行)을 하면서 직원의 친절도를 파악하고 고객들의 불만이 얼마나 접수되는지 체크한다. 매장의 상품 전시도 평가 항목의 하나다. 여기에 매출 실적과 매출 신장률까지 포함된다. 장 매니저는 모든 항목을 종합한 평가에서 노원점 1위를 차지했다.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단골손님 관리가 필수다. 그도 100여 명의 단골을 따로 ‘관리’하고 있다.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질문에 “특별한 비결은 없다”면서도 “‘적절한 안부전화’는 필수”라고 말했다.

“아침마다 고객 두세 분께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시간 나면 차나 한잔 하러 오세요’라고 말하는 정도예요. 고객 한 분에게는 몇 달에 한 번 정도 전화하는 셈이지요.”

지나치게 자주 전화하거나 물건을 사달라고 요구하면 고객이 오히려 부담을 느껴 다시는 매장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 마음에서 우러난 서비스가 고객 감동 비결

그는 “이 매장을 찾는 고객층이 대부분 중·장년 여성이어서 수다로 정을 쌓아 나간다”고 했다. 단골손님이 ‘차 한잔 하러’ 오면 가정사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해 화제(話題)로 삼는다. 말은 쉽지만 그만큼 신경 쓸 일이 많다.

그는 “그래도 큰 선물보다 세심한 배려가 손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며 ‘수다 마케팅’ 예찬을 이어갔다.

단골손님을 만드는 방법도 비슷하다. 예컨대 오랜만에 방문한 손님에게 “2년 전에 남편과 함께 옷 수선하러 들른 일 있지 않느냐”고 말해주면 곧 그에게 끌려 단골이 된다. 그는 “학창시절 공부는 썩 잘한 편이 아니었는데 사소한 걸 기억하는 능력은 타고난 것 같다”며 웃었다.

장인숙 매니저는 34세이던 1990년 신세계백화점 주부사원 공채로 처음 판매사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현대백화점 마담포라 숍 매니저를 거쳐 2005년 롯데백화점으로 옮기며 백화점 주요 3사(社)를 모두 경험했다.

그는 “처음 판매사원을 해보니 ‘나만 열심히 일하면 누구한테든 물건을 팔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이 직업을 평생 직업으로 삼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늘 서서 웃음으로 고객을 대해야 하는 판매사원은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직업은 아니다. 이런 후배들에게 장 매니저는 “스스로 좋아서 서비스를 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노력한 만큼 소득도 얻을 수 있는 좋은 직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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