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동예금으로 고수익? 외화예금가입통해 환차익?

  • 입력 2008년 8월 20일 02시 59분


장미 살 땐 ‘가시’를 조심하라

■ 주가지수연동예금 - 고수익률 조건 다양, 자칫 ‘쥐꼬리’ 될수도

■ 외화예금 - 환율 예측 어려워 ‘단기재테크’엔 부적절

국내외 증시와 펀드, 부동산 시장 등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펀드나 부동산으로 고수익을 경험해본 투자자들이 연리 5∼6%대 은행 예금에 돈을 묻어 두는 게 만족스러울 리 없다.

이런 투자자 중 상당수는 요즘 연 10%대의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나 단기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외화예금에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품들은 고수익을 내는 조건이 까다롭고,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변동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기예금보다 수익률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금융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ELD 수익률,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을 수도

ELD는 만기 때 주가의 수준에 따라 미리 약속한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

기준일과 비교일을 정해 놓고 코스피200 지수 등에 따라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 방식이며 은행 예금상품이어서 원금은 보장된다. ELD 중에는 목표치 안에 들면 연 10% 이상의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상품도 있다.

SC제일은행의 ‘더불어 정기예금 KOSPI200 연동 8호’는 올해 9월 1일과 내년 8월 25일의 종가를 비교해 상승률만큼 이자를 주지만 상승률 10% 이상은 연 10%로 금리가 고정된다. 하지만 상승률이 1.5% 미만이거나 지수가 하락하면 연 1.5%의 이자만 준다.

이처럼 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ELD에 가입해 연 10∼20%의 고수익을 얻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은행의 ELD 상품 중에는 최고 연 16.5%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주가지수 상승률이 만기 전에 한 번이라도 25%를 넘으면 만기 지수와 관계없이 연 5.5% 이자로 확정된다.

○ 외화예금도 환차익 내기 쉽지 않아

최근 환율이 빠르게 상승(원화가치는 하락)하자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달러 등 외화를 사 외화예금에 넣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7월 중 50억9000만 달러가 증가해 전달보다 26% 늘었다. 이 중 개인 외화예금 증가액은 4억8000만 달러다.

우리은행의 엄세현 외환사업단 과장은 “최근 개인 외화예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외화 실수요자 외에 환차익을 기대한 투자자가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율의 방향은 전문가들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화예금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외화를 살 때와 팔 때 적용되는 환율의 차이(스프레드)가 현재 달러당 20원 정도여서 투자할 때보다 환율이 20원 정도 올라도 환차익은 은행의 환전 수익으로 돌아간다.

국민은행 황일 외환상품부 팀장은 “외화예금은 일반적으로 국내 예금상품보다 금리가 낮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투자 목적으로 외화예금을 늘리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 복합형 ELD, 외화정기예금 분할매입 활용할 것

단기간에 큰 수익을 얻겠다는 과도한 기대만 버린다면 ELD나 외화예금 등은 금융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최근 나온 ELD 상품 중에는 ELD 가입을 조건으로 일반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특판 예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복합형’ 상품이 많아 잘 고르면 짭짤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ELD 상품인 ‘지수플러스정기예금’에 가입하면 가입금액 범위 안에서 연 7.3%의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에 들 수 있다.

외화예금도 외화 실수요자들에게는 유익한 ‘환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우리은행 엄 과장은 “환율이 낮을 때 조금씩 외화를 나눠 사서 외화예금에 넣어두면 외화가 필요할 때 환율이 올라도 부담이 줄어든다”면서 “예를 들어 1년 후 이민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1년 만기 외화정기예금 등을 이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