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 풀벌레 속삭이는 자연으로 떠나자

  • 입력 2008년 7월 11일 03시 13분


■ 고유가-고물가 시대 반짝반짝 빛나는 ‘캠핑 피서’

산그늘이 길게 드리운 캠핑장에 낮이면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린다. 밤이면 밤하늘 별빛과 함께 풀벌레, 개구리 소리가 정겹기만 하다. 자연을 벗 삼아 즐기는 캠핑은 도시나 네온사인 가득한 휴가지에서 즐길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어릴 때만 해도 집집마다 텐트와 코펠, 버너 정도는 갖추고 있었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밥 지어 먹을 쌀에다 김치, 온갖 양념까지 챙겨야 했다. 땅에서 자갈을 골라 낸 뒤 텐트를 치고 냄비 밑바닥이 새까맣게 타버린 삼층밥을 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하지만 어느새 콘도와 펜션, 모텔이 휴가지 한쪽에 들어서면서 사라진 풍경이 됐다.

하루가 다르게 뛰는 물가에 회사에서 받는 여름휴가비 봉투도 얇아졌다. 그래도 휴가를 앞둔 직장인들의 마음만은 들뜬다. 휴가비 부담은 줄이고 추억은 배로 만들어 줄 캠핑으로 올 여름휴가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 삼층밥 싫다면 압력솥을 챙기세요

캠핑 하면 떠오르는 것이 텐트다. 요즘 선보이는 텐트는 주방 공간이 딸려 있거나 텐트 안 공간이 2개로 나눠진 제품까지 다양하다. 가격대도 10만 원대부터 80만 원, 심지어 100만 원을 넘기도 한다. 이왕 텐트를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지나치게 싼 제품보다는 적어도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코오롱등산학교 원종민 차장은 5명 이상 가족의 경우 캐빈형 대형텐트를 고를 것을 권유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방수 기능이다. 바닥 방수 기능을 꼼꼼히 챙겨 보자. 또 통풍이 잘 되게끔 앞뒤 좌우로 통풍창이 마련된 제품을 골라야 한낮에도 텐트 안이 찜통처럼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휴가지 외식비용 부담에 밥을 자주 지어먹을 생각이라면 작은 압력솥을 하나 챙겨 가자. 코펠에 밥을 짓다 보면 삼층밥이 되기 일쑤다. 예전에는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다 보니 짐을 최대한 줄여야 했지만 요즘은 자가용으로 움직이는 만큼 주방기기 하나쯤은 챙겨 가는 편이 좋다.

옷은 세탁해서 바로 건조시켜 입을 수 있고 구김이 잘 가지 않는 소재로 선택하자. 방수 잠바도 챙기면 야간 활동에 유용하다.

캠핑 장비는 야외에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사용 후 보관이 중요하다. 쓰고 난 후 물기는 완전히 말려 보관해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한편 최소 출발 이틀 전에는 미리 점검표를 만들어 빠뜨린 건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 보자. 랜턴용 건전지는 여분까지 챙길 정도로 세심하게 준비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 휴가비 부담 덜어주는 알뜰 캠핑

자동차 회사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는 것도 휴가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올해 24회째를 맞는 기아자동차 오토캠프는 2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강원 고성군 봉수대 해수욕장에서 진행된다. 기아차 보유 운전자면 신청할 수 있다. 추첨을 통해 1000명을 뽑는다. 행사 기간에는 차량 무상점검을 받을 수 있고 시승체험도 할 수 있다.

유니레버의 홍차 브랜드 립톤에서는 연말까지 벤츠 캠핑카를 1박 2일 빌려주는 이벤트를 연다. 립톤 홈페이지에 여행 사연을 올리면 추첨해 샤워시설과 에어컨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진 6인용 캠핑카를 무료로 빌려준다.

롯데백화점 레저스포츠 담당 윤예섭 씨는 “고유가, 고물가 부담에 해외여행보다 국내에서 캠핑을 즐기려는 가족단위 고객이 늘고 있다”며 “휴가철을 앞두고 캠핑용품 매출이 두 자릿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코오롱 오토캠핑텐트(5인용)를 75만 원, K2 알파인 코펠을 6만2000원에 판다. 같은 백화점 안양점에서는 13일까지 노스페이스 조끼를 4만5000원, 코오롱스포츠 그늘막 텐트를 12만 원에 판다.

이마트는 에델바이스 ‘후레쉬 오토텐트’(6인용)를 19만8000원, ‘스카이 자동캐빈텐트’(6, 7인용)의 경우 21만8000원에 판다. 그 밖에 버너나 랜턴, 그릴, 숯 등 캠핑용품을 정상가격보다 20% 에누리한 가격에 선보인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 가볼만한 캠핑장

웬만한 휴가지 근처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들어서 있다. 일부 캠핑장에는 지자체가 구입한 캠핑카까지 갖춰져 있다. 하루 이용요금은 텐트 야영의 경우 1만5000∼2만 원 선이고 캠핑카는 8만∼10만 원 선이다. 각 지자체에서 추천하는 캠핑장 4곳을 소개한다.

▽전남 해남군 송호해수욕장=해남군이 20억 원을 들여 송호해수욕장 근처 1만6628m² 터에 캠핑장을 만들었다. 국토 최남단이라는 위치 때문에 땅끝마을과 해양자연사박물관 등 주변 볼거리도 많고 조개잡이, 전복따기 등의 체험도 할 수 있다. 해남군 문화관광과(061-530-5258)

▽경남 거창군 금원산 자연휴양림=덕유산에서 가지 쳐 나온 금원산은 2.5km에 달하는 계곡 비경이 뛰어나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계곡 양쪽에 위치한 야영 데크는 도로와 가까워 차에서 짐을 옮기기 수월하다. 거창군 문화관광과(055-940-3183)

▽충남 천안시 서곡 오토캠핑장=천안 독립기념관 안에 캠핑장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멋진 풍경 대신 덩그런 캠핑장이 전부지만 다른 곳보다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다. 서곡 오토캠핑장(041-560-0352)

▽경기 가평군 자라섬 캠핑장=외국인과 함께하는 ‘2008 가평 세계캠핑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25일부터 11일간 33개국에서 7000여 명의 캠핑족이 모인다. 캠핑카, 모빌홈, 오토캠핑, 프리텐트 등 원하는 방식으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www.worldcamping.org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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