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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83억700만 달러(약 8조2239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72억8000만 달러에 비해 11.4%나 늘었다. 이는 10년 전인 1998년의 11억3700만 달러의 약 7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3월 “대일 무역적자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대책을 세우라”고 한 데 이어 최근 방일 중에는 “일본 기업의 대한(對韓)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부품·소재 전용공단’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일 무역적자를 더는 방관할 수만은 없다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가 1분기 한일 교역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본 승용차 수입액은 1억6239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6.8% 늘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인 일본 혼다의 CR-V는 1월 268대, 2월 309대, 3월 320대가 판매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산 과자 및 사탕도 1분기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90.6%) 많은 469만 달러였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총 120여 종의 일본산 과자와 사탕을 팔고 있으며 조만간 일본산 과자 및 사탕 20여 종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1분기 일본 ‘구로아메(흑사탕)’와 ‘라카아메(땅콩사탕)’ 판매액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배, 2.5배로 늘어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1분기 게임기 수입액도 일본 ‘닌텐도DS’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0.1% 늘어난 1384만 달러나 됐고 골프용품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2% 증가한 5231만 달러였다.
이 밖에 비디오카메라 7520만 달러(23.6% 증가), 화장품 4495만 달러(23.6% 증가), 그림 1040만 달러(371% 증가), 조립식 완구 288만 달러(23.5% 증가)였다.
반면 그나마 흑자를 냈던 몇 안 되는 품목은 최근 크게 부진한 실정이다.
평판 디스플레이 및 센서 대일 수출액은 1분기 3억2754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3% 감소했다. 이 같은 부진은 일본 가전회사들이 해외로 생산시설을 이전한 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미국 유럽 등에 수출을 많이 할수록 대일 무역수지에는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하기 때문으로 반도체용 부품과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철강은 1분기 일본으로부터 각각 153억9300만 달러, 16억6135만 달러 수입해 전년 동기 대비 13.8%, 19.5%씩 늘었다.
신승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부품·소재 기업을 한국에 유치하는 것이 무역역조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