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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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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제외한 17도 이하 저도주 시장은 한때 소주와 백세주를 섞어 마시는 ‘오십세주’가 유행하고 복분자주가 인기를 끌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최근 소주의 저도화 경쟁과 와인 시장의 급성장으로 저도주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저도주 판매량은 2003년 8만640kL에서 지난해 6만1815kL로 줄었다. 위기의식을 느낀 저도주 생산회사들은 새로운 맛과 포장으로 ‘리뉴얼’한 제품을 들고 나와 젊은 소비자 층을 겨냥하고 있다.
두산주류는 15일 알코올 13%인 청하의 리뉴얼 제품을 판다고 밝혔다. 기존 청하에 비해 깔끔하고 상큼한 맛을 강화해 ‘2030세대’의 유행을 반영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자로 표기하던 청하(淸河)의 브랜드 로고도 한글로 바꿨다. 두산주류는 청하 리뉴얼 제품 모델로 탤런트 한지혜를 내세웠다.
배상면주가는 약주(藥酒)인 ‘대포’를 리뉴얼한 ‘민들레대포’를 2월부터 팔기 시작했다. 약용으로 쓰이는 민들레를 첨가해 생쌀로 빚은 술이다.
약주 특유의 단맛을 줄이고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을 냈다. 기존 대포가 업소에서 6000원 받던 데 비해 민들레대포는 업소 판매 가격을 4000원으로 낮췄다. 이 회사 김윤미 문화기획팀장은 “시장 공략을 위해 제조회사의 이익을 줄이고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국순당이 내놓은 백세주의 리뉴얼 제품 ‘백세주담’도 단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살린 약주다. 이처럼 최근 저도주들은 단맛을 기피하고 부드러운 맛을 찾는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국순당은 또 최근 ‘명작시리즈’ 제품을 미니어처로 선보이면서 편의점과 할인점을 공략하고 있다.
‘명작복분자’ ‘명작오가자’ ‘명작오미자’ ‘명작상황버섯’ 등 4종류의 명작시리즈를 기존 375mL 병 모양과 똑같이 만들고 크기만 75mL로 줄였다. 1병에 1000원꼴이며 전통주 잔으로 2잔 분량이다. 이 회사는 백세주와 백세주담 등 다른 상품도 미니어처로 만들어 팔 계획이다. 국순당 박민서 브랜드매니저는 “집에서 조금만 마시는 20, 30대 ‘한잔족’을 겨냥해 만든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