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공업계 ‘CO2의 압박’…州정부 이어 주주들도 대책 요구

  • 입력 2008년 3월 11일 02시 54분


“심상치 않은 기후변화에 미국 항공업체들도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교토 의정서’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던 미국 항공업계가 친환경적인 대응책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결의에 직면했다고 9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항공사 유에스에어웨이스와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스의 주주들이 비행기를 운항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를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며 이는 항공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전자 식품 잡화 등 납품업체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환경단체들은 그동안 비행기가 내뿜는 오염물질이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다.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뉴저지, 뉴멕시코, 펜실베이니아 등 주 정부들도 지난해 12월 항공기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해 달라며 환경보호국(EPA)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EPA의 통계를 인용해 “비행기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미국 교통 분야의 이산화탄소 총량의 12%에 이른다”며 법적인 규제를 요구했다.

미 항공업계는 이 같은 환경단체와 주 정부의 청원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미국 내 항공사들을 대변하는 항공운송협회(ATA)는 “항공업체들은 1978년 이래로 연료 효율성을 103% 높여 왔으며 항공기의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만드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필요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미 항공업계는 2011년 발효되는 유럽연합(EU)의 항공기 오염물질 규제 법안에도 반대해 왔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대한 주주들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항공업계가 내부로부터 거센 압력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같은 주주들의 움직임은 에너지기업 셰브론과 금융기업 씨티그룹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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