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2년연속 임금 동결… 19년째 무분규 타결

  • 입력 2008년 3월 10일 02시 59분


LG전자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임금을 올리지 않고 동결하기로 했다.

LG전자는 7일 남용 부회장과 박준수 노동조합위원장 등 ‘노경(勞經) 대표’들이 임금 및 단체협상을 갖고 올해 임금을 작년 수준에서 묶기로 합의했다고 9일 밝혔다. ‘노경’이란 LG전자에서 ‘노사(勞使)’ 대신 사용하는 표현이다.

이번 임단협 타결로 LG전자는 1990년부터 19년 연속 ‘무(無)분규 타결’ 전통도 이어가게 됐다.

LG전자에 따르면 경영 실적이 나빠졌던 2006년과 달리 지난해엔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11.2%, 0.7% 늘어나는 등 실적이 좋아졌다. 그만큼 임금 인상 가능성도 큰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LG전자 노사는 임단협에 앞서 5, 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틀에 걸친 공동 워크숍을 갖고 올해 대내외 경영 여건이 나빠질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또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대기업인 LG전자가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중소협력업체 지원에 힘쓰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도 노사가 같이 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어 7일 오후에 열린 임단협에서는 약 1시간 만에 동결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노조위원장은 “물가 인상을 감안하면 임금 인상에 대한 조합원의 기대가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경제 살리기와 사회양극화 해소라는 국가적 과제 해결에 보탬이 되기 위해 노조도 고통을 분담하고 솔선수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LG전자 노사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맞는 상생모델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7월 유럽을 공동 방문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1∼6월) 중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방문하기로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논평을 통해 “초우량 기업의 노사가 대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해 임금 동결과 무분규 선언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라며 “다른 ‘고임(高賃) 대기업’으로도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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