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각료도 삼성 떡값 받아”

  • 입력 2008년 3월 1일 03시 21분


김용철 변호사 주장… 사제단 “뇌물 명단 공개 검토중”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9일 이학수(62) 삼성전자 부회장 겸 전략기획실장과 김인주(50) 전략기획실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오후 늦게까지 조사했다.

이 부회장과 김 사장은 지난해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제기한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의 피고발인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고발을 당했으며 특검팀 소환 조사는 지난달 14일에 이어 두 번째다.

▽피의자 신분 조사=이 부회장과 김 사장은 이날 오후 3시경 차례로 특검 사무실에 출두해 “성실히 조사 받겠다”는 말만 남기고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어제 소환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도 함께 소환 통보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이들의 소환 조사가 28일 밤늦게까지 소환 조사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 대한 조사 내용과 연관이 있는지 주목된다.

참여연대 등은 이 부회장 등이 이 전무를 위한 경영권 승계 과정 등을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총괄하고 있는 삼성 전략기획실은 경영권 승계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이 집중된 그룹의 최고위 부서다. 전략지원팀장인 김 사장은 이건희 회장 일가의 재산을 관리하는 재무팀 관재파트까지 지휘하는 그룹 재무 라인의 최고 책임자다.

특검팀은 이들의 지위와 이들에 대한 고발 내용 등을 고려해 조사를 진행하면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했다.

특검팀은 전날 이 전무를 조사하면서 피의자 신문조서 1건과 참고인 진술조서 2건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사 건물에 수사관 2명을 보내 주주 명부 등 관련 서류를 제출받았다.

▽다시 불거진 금품로비=김용철 변호사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명박 정부 각료도 삼성 떡값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새 정부 인사 대상자를 포함해 (삼성의 금품로비를 받은) 검찰 로비 명단, 뇌물 명단이 있다”며 “검사 명단은 수십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 회의를 거쳐 명단 공개 여부와 시기 등에 대해 견해를 밝힐 것이지만 주말까지는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영상 취재 :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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