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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2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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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기술을 뽐내는 갖가지 첨단 기술 TV를 취재하다가 궁금증이 생겨 각 회사의 TV 리모컨을 일일이 살펴봤습니다. 주말이면 하루 종일 리모컨을 놓지 않는 사람들에겐 TV의 여러 기능만큼 리모컨 이용법이 얼마나 편리한지가 관심사일 것 같아서였습니다.
안타깝게도 TV의 기능이 늘어날수록 버튼의 수도 늘어나더군요. 마치 고슴도치처럼 버튼으로 뒤덮인 리모컨을 상상해 보십시오.
대부분 40개 안팎의 형형색색의 버튼이 달려 있었죠. 위성방송, DVD 등을 선택하는 버튼뿐 아니라 TV에 문자를 넣을 수 있도록 휴대전화 자판과 같은 문자 입력 기능도 더해지는 추세입니다.
일본 히타치의 TV는 DVD 조작 버튼을 포함해 무려 50개에 가까운 버튼이 달려 있어 가장 복잡했습니다.
반면 덴마크의 고급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의 리모컨 ‘베오5’(사진)는 터치스크린에 주로 사용하는 기능만 모아 버튼 수를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미국 스포츠 채널인 ESPN이 시청자들에게 공급하는 리모컨의 경우 작은 인터넷 창을 달아 놓고 간단한 정보를 리모컨으로 직접 검색할 수 있도록 해 놓은 아이디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만드는 기업들은 이와 같은 유저 인터페이스(UI·사용자 중심의 환경)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합니다.
하나로텔레콤은 이용자들이 인터넷TV(IPTV)의 채널을 손쉽게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 새로 내놓는 ‘하나TV 2.0’의 메뉴 항목에는 영화 포스터 등 그림의 비중을 크게 늘렸습니다. 영화 제목 대신 포스터를 선택하니 한결 편해지더군요.
이 회사는 리모컨에 컴퓨터 마우스를 달거나 노인 전용으로 버튼을 단순화한 리모컨 출시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리모컨 등의 조작 기능을 얼마나 편리하게 만드느냐에 따라 고객이 느끼는 친근감이 크게 달라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집 안 거실을 굴러다니는 TV, 오디오, 비디오, (심지어) 에어컨의 리모컨을 한데 모아 놓아 보십시오. 그리고 ‘어떤 기업이 제일 친절한가’를 살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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