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바닥권 등락 예상… 평상심을 지켜라”

  • 입력 2008년 1월 19일 03시 04분


《씨티그룹에 이어 메릴린치까지 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을 냈다는 소식에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18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700 선이 무너졌다. 오후 들어 코스피지수는 1,700 선을 회복했지만 증시의 변동성이 커져 앞으로 투자 방향을 잡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 증시를 논하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1분기(1∼3월)에는 증시가 계속 출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섣불리 매도에 나서기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반등 시기 다음 주 초∼올해 하반기 큰 차이

국내 10대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들은 현재 주가가 바닥권을 통과하고 있지만 한동안 계속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데 대부분 의견이 일치했다.

현대증권 서용원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의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과 관련된 잠재 위험도 여전하다”며 “기업이익 감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지수 최저치를 1,650∼1,715 정도로 추정했다.

증시 반등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많이 엇갈렸다.

이르면 다음 주초 반등할 수도 있지만 상반기(1∼6월) 내내 부진을 보이다 하반기(7∼12월)가 돼야 비로소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제의 주도권이 일정 부분 아시아 등 신흥국가로 넘어온 측면이 있어 미국발(發) 악재의 충격은 이전보다 약화됐다”며 “미국 투자은행의 실적 발표가 대부분 끝나는 이달 하순부터 글로벌 신용 경색에 대한 우려도 서서히 걷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달 하순을 고비로 미국 시장이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정부의 금리인하 및 재정지출 확대 정책은 하반기는 돼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증시도 상반기는 지나야 반등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저가 매입, 분산 투자 확대”

요동치는 장세에서는 ‘투매’를 하기보다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할 때 저가(低價) 매입하거나 펀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리서치센터장들은 조언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서명석 리서치센터장은 “주가는 1분기(1∼3월)에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익이 늘어나고 있는 증권 보험 건설 자동차 디스플레이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분할 매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입 시기를 좀 더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투자증권 조홍래 리서치본부장은 “주가가 1,700 선 아래로 내려가면 가격에 대한 매력이 커지지만 주가가 계속 심하게 변동하고 있으므로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일 때 매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지적했다.

펀드투자자라면 지역, 펀드 유형별로 분산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상관관계가 적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성장형 펀드 위주로 투자한 사람들은 하락장에서 방어율이 뛰어난 가치주펀드와 채권형펀드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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