꿋꿋한 코스닥… 맷집 세졌다?

  • 입력 2008년 1월 15일 03시 00분


‘코스닥시장, 맷집이 세졌다?’

새해 들어 코스닥지수의 낙폭이 코스피지수에 비해 작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4일 하루 코스닥지수는 1% 이상 내렸지만 새해 들어 이날까지 2.2%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하락폭은 3배가 넘는 6.9%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미국발(發) 악재 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체질이 근본적으로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내수산업 중심 재편으로 맷집 키워

최근 중국 인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세계 증시는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하락 국면에서도 코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꿋꿋이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2001년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면서 코스닥시장은 IT 기업의 비중이 줄고 인터넷 통신 서비스 등 내수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며 “내수업종의 비중이 커지면서 코스피지수에 비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등 미국 경기의 위험에서 오는 충격을 덜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도 코스닥지수의 맷집이 강해진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최근 기관투자가들의 프로그램 매도로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많이 빠졌지만 이는 대부분 코스피시장에 해당하는 일”이라며 “코스닥시장은 프로그램 매도의 타격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여건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우 연구원은 “LG텔레콤, NHN 등 코스닥시장의 주요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내면서 시장 상태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대기업 투자확대 간접 수혜 가능성도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선방(善防)은 코스피시장에 앞서 조정을 받으면서 이미 내릴 만큼 충분히 내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학균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0월 말 고점(高點)에 도달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7월 미리 고점을 찍고 하락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한두 달은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10대 그룹이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최근 발표를 실천한다면 간접적으로 이 혜택을 볼 코스닥기업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코스닥시장 기업들의 이익이 개선될지가 시장의 주요 변수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 전문가들 “투명성은 여전히 의문”

하지만 코스닥시장의 체질이 정말로 바뀌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바이오주 등 특정한 테마를 이용해 일시적으로 시장을 ‘띄우기’ 쉽다는 점 때문에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부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코스닥시장은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불공정 거래가 많아 일반 투자자들이 참여할 만한 건전한 투자의 장(場)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중현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상대적으로 투명성이 낮은 만큼 중장기 투자보다는 약세장에서 ‘틈새시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전문적인 매매에 자신이 있는 투자자에 한정해 목표수익률을 정해 단기간에 사고파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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