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창업통신]美 최초 해외 의료여행사 ‘메드리트리트’

  • 입력 2008년 1월 3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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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게 예뻐지고 싶은 女心 자극

창업의 무대가 ‘물리적 국경’을 뛰어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싸고 질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가 소비자의 욕구와 만나면 새로운 사업 모델이 탄생한다.

미국 최초의 해외 의료여행사인 ‘메드리트리트(MedRetreat)’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저드슨 앵글린(37) 씨는 우연한 기회에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

얼굴 혹 제거 성형수술을 받고 싶어했지만 비싼 병원비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어머니를 위해 그는 아내의 모국인 말레이시아 병원을 추천했다. 의료진의 실력을 믿을 수 있는 데다 미국의 4분의 1 가격에 수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해외 의료여행의 성공 가능성을 본 그는 말레이시아에서 귀국한 지 2주 만에 직장을 그만두고 해외 의료여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3년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본 해외 의료여행 사업은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고객이 안심하고 해외 의료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분야별 최고 병원을 직접 고르고, 언어 장벽을 없애기 위해 미국이나 영국 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섭외했다. 2년간 최고의 해외 병원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애를 썼다.

시장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해외 의료여행에 대한 인식이 낮았고, 해외 의료진에 대한 불신이 무엇보다 컸다. 그는 수술 결과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면 100% 환불해 주는 무모한 조건까지 내걸었지만 고객을 움직이지 못했다. 몸에 칼을 대는 치료와 자동차를 고르는 일은 차원이 다른 욕구였다.

100% 환불 조건에도 무관심하던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데는 같은 처지에 있는 ‘환자들의 입’이 큰 역할을 했다.

저렴하고 체계적인 의료여행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의 체험 후기와 평가를 홍보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고객들이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2005년 200여 명이던 이용 고객이 지난해 650명으로 늘었다.

‘메드리트리트’의 주요 고객은 40∼65세의 여성층이며, 전체 고객의 80%가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이용한다. 이 회사는 요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브라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각국으로 의료여행 서비스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앵글린 씨는 “글로벌 시대에서는 창업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한 사업 구상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높은 의료비, 외모와 건강에 대한 관심 등 시장의 수요에 맞는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친 게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정 종 태 KOTRA 시카고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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