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브라질에 고로 만든다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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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이 브라질에 고로(高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한다.

국내 철강업체 가운데 고로 사업에 뛰어든 것은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어 세 번째지만 고급 철광석 산지인 브라질에 고로를 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로는 고철을 재활용하는 전기로와 달리 철광석과 유연탄을 녹여 쇳물을 직접 뽑아내는 제철 설비다.

동국제강은 20일(현지 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CVRD와 일관제철소 건설 및 철광석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동국제강은 1단계로 이르면 2011년까지 약 2조 원을 들여 브라질 동북부 세아라 주 페셍 산업단지에 연생산 250만∼300만 t급 고로 일관제철설비를 완공할 계획이다.

또 사업 진척 상황에 따라 추가 투자를 통해 연생산 능력을 500만∼600만 t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로써 이 회사는 후판 제조에 필요한 슬래브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자체 조달하게 된 것은 물론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열연강판 확보도 가능하게 됐다.

동국제강은 연간 260만 t의 후판을 생산해 국내 후판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지만 슬래브를 직접 조달하지 못해 매년 280만 t의 슬래브를 전량 수입해 왔다.

이와 함께 후판제품의 생산 범위도 고강도 합금, 열처리 제품, 내후성 제품, 압력용기용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1954년 창업 이후 회사의 숙원이었던 고로 사업에 진출한 만큼 세계가 주목하는 철강기업을 세울 것”이라며 “브라질 철강 시장의 성장과 미주지역 수출을 고려해 브라질 고로 사업에 국내외 고로사들을 함께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직접 나와 두 회사의 MOU 체결 과정을 지켜보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룰라 대통령은 “자원부국이지만 철강 생산량이 3200만 t에 머물고 있는 브라질의 철강산업을 적극 육성할 것”이라며 동국제강의 고로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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