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원스톱으로 ‘황금알’ 잡는다

  • 입력 2007년 11월 14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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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물꼬 트인 해외송금 시장 서비스 경쟁

《#사례 1.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다 은퇴한 김모(65) 씨는 필리핀에서 ‘은퇴 후 인생’을 꿈꾸고 있다. 그가 찾아간 곳은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 은행 직원은 김 씨의 재산규모 등을 파악한 뒤 이주 장소 물색, 현지 탐방, 계약 및 법률문제 검토, 대금 지급의 전 과정을 ‘원 스톱’으로 처리해 줬다.

#사례 2.

한국 농촌 총각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 T(29) 씨. 농협이 야심 차게 내놓은 ‘결혼이주 외국인여성 전용 외화예금 통장’에 저축하고 있다. 생활형편이 어려운 베트남 친정에 송금할 때 수수료가 면제되고, 고향 방문 여행상품도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가능해지는 국내 은행들의 서비스다.

해외 유학과 은퇴 이민이 늘어나고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은행들이 ‘글로벌 시대의 라이프 플래너’로 거듭나고 있다.

○ 해외송금업체와 제휴

농협은 14일 세계적 자금중개 전문회사인 웨스턴 유니언과 업무 제휴를 하고 다음 달부터 ‘해외 즉시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다.

은행 전산망이 아닌 이 회사의 별도 네트워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송금하면 200개국 32만 개 가맹점에서 ‘실시간’으로 돈을 인출할 수 있다. 상대 은행명과 계좌번호가 필요 없이 돈 받는 사람의 영문 이름만 있으면 송금이 가능하다.

전상호 농협중앙회 상무는 “해외 여행객들이 많아지면서 갈수록 수요가 커지는 ‘빠른 송금’ 시장을 겨냥한 틈새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14일부터 ‘폰뱅킹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해외송금 서비스’를 선보인다.

가까운 영업점을 방문해 해외에 있는 수취인의 은행 계좌번호 등 해외송금에 필요한 정보를 사전 등록하면 창구를 통하지 않더라도 전화나 ATM으로 간편하게 돈을 보낼 수 있다.

국민은행은 내년 중 ATM 해외송금, 우리은행은 올 연말 폰뱅킹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 유학 수요 겨냥한 신상품도 ‘풍성’

은행들은 올해 들어 해외 유학 관련 신상품을 풍성하게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중국 유학을 앞둔 학생이 국내에서 중국공상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카드를 발급받아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중국 계좌개설 서비스’를 8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농협은 9월부터 ‘해외유학자금 우대 서비스’를 시작했다. 본인 또는 자녀의 해외 유학에 필요한 자금을 원화로 대출받아 해외로 송금하거나 환전할 때 대출금리는 내리고 송금과 환전 수수료는 면제하거나 할인해 준다.

외환은행은 환율 변동에 따라 필요한 만큼 예치할 수 있는 ‘자녀사랑 외화로 유학적금’과 ‘환차손 보상예금’ 등 다양한 외화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황대식 우리은행 프라이빗뱅킹(PB) 단장은 “내년부터 해외 부동산 투자한도가 없어져 해외 금융·부동산 회사들과의 채널 강화가 중요해졌다”며 “협력회사들의 신용도와 사업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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