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상업용지 분양가 ‘여론 눈치보기’

  • 입력 2007년 10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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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최고급 주상복합시설이 들어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 상업용지’의 분양을 앞두고 사업자들의 고민이 깊어 가고 있다. 사업자 측은 2005년 서울시로부터 매입 당시 3.3m²(1평)당 5600만∼7700만 원의 가격에 낙찰된 만큼 택지비와 주거 부문의 비율을 고려해 최소 3000만 원대 후반에서 분양가를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하지만 자칫하면 분양가 상한제하에서 초고가 분양가를 책정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 관심 쏠리는 ‘뚝섬’

서울숲과 접해 있는 뚝섬 상업용지는 4개 구역으로 나뉘어 개발된다.

인피니테크가 시행을 맡고 한화건설이 시공을 하는 1구역은 최고 45층 규모로 주상복합아파트, 공연 및 전시장, 스포츠센터, 쇼핑몰이 들어선다.

대림산업이 직접 개발하는 3구역은 지상 51층 주상복합 2개 동(棟)과 35층 오피스, 쇼핑센터, 공연장과 전시장 등이 계획돼 있다.

4구역에는 호텔과 주거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4구역의 사업자인 P&D홀딩스가 서울시와 법정 소송을 벌이는 중이다. 계약금 444억 원을 내고 나머지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분당선 연장구간 역사(驛舍)와 인접한 2구역은 현재 성동체육센터가 운영되는 위치로 서울시가 매각하지 않고 시민들을 위한 시설로 사용할 예정이다.

○ 강남 대체 ‘입지’로 각광

뚝섬 상업용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앞으로는 한강을, 뒤로는 서울숲을 낀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자연환경과 뛰어난 강남 접근성 때문이다.

성수대교를 건너면 강남의 중심지인 압구정동과 청담동이 있고, 2008년경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면 지하철로 한두 정거장만 가면 강남에 도착할 수 있다. 강북의 중심지인 종로, 시청과도 가까울 뿐 아니라 최근에는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수상 택시도 운항한다.

대림산업과 한화건설 등이 추진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역시 초대형급으로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는 찾기 어려운 규모다. 대림은 공급하는 196채 전체를 330m²(100평형)로, 한화는 213∼376m²(70∼114평형)의 230채를 공급한다.

학군 역시 원하는 학교에 지원해 다닐 수 있는 광역학군제가 도입되면서 강남 접근성이 탁월한 뚝섬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화 공인중개업소의 민권식 사장은 “성수동 일대가 준공업지역으로 묶여 있어 전체적으로 개발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용산과 비교해도 뚝섬의 주거지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 분양가, 분양 시기는 ‘눈치전’

현재 3구역의 경우 22일에 건축승인이 났고, 1구역도 늦어도 10월 말까지는 건축승인이 날 예정이다. 사업자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11월 말까지 성동구에 분양승인을 신청하면 이르면 12월경에 분양이 가능하다.

문제는 분양가다. 최근 강남구가 계룡건설이 도곡동에 지은 ‘도곡 리슈빌’을 3000만 원대 후반에 분양승인을 내주어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뚝섬은 이 수준을 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는 결국 일정 부분의 수익성만 넘으면 사람들의 기대심리에 맞춰 책정되므로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분양 시기 역시 미묘하다. 부동산 정책이 이슈가 될 올해 12월 대통령선거 직전에 ‘주변 집값을 자극한다’는 부담을 껴안으면서 무리하게 분양에 나선다는 것이 업체로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내년 초에 3.3m²당 4000만 원대 수준에서 청약 신청률과 상관없이 구매가 가능한 부유층을 중심으로 일대일 방식의 판매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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