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체납액 8187억…강남 3개구 주민이 23% 차지

  • 입력 2007년 10월 14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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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15일부터 세금을 체납한 시민에 대해 강력한 세금 징수활동을 벌이기로 한 가운데 상당수의 체납자들은 세금을 낼 능력이 충분한데도 납부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액 체납자들은 대부분의 재산을 배우자나 가족 명의로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억 원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체납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현재 서울시와 시내 25개 자치구가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는 세금이 모두 8187억원에 달하며, 체납자 가운데 검찰 고발이나 출국금지, 금융기관 통보 대상자는 8만1376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체납된 세금을 종류별로 보면 주민세가 4743억원(57.9%)으로 가장 많았으며, 자동차세 1091억원(13.3%), 취득세 962억원(11.8%), 지방교육세 476억원(5.8%), 등록세 459억원(5.6%), 도시계획세 335억원(4.1%) 등의 순이었다.

기관별로는 서울시의 체납액이 3633억원(44.4%)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강남구(1198억원)와 서초구(397억원), 송파구(294억원) 등 소득수준이 높은 강남지역 3개구가 전체 체납액의 23.1%를 차지했다.

개인별로 보면 체납 규모가 가장 큰 사람은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으로 각종 지방세 4억여 원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법인 중에서는 다단계업체인 제이유그룹의 2개 계열사가 각각 70억원 가량의 세금을 체납, 규모가 가장 컸다.

2조1천억 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이고 회삿돈 284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 기소된 제이유그룹 주수도(51) 회장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 11일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시가 징수활동에 앞서 체납 원인에 대해 자체조사를 벌인 결과, 체납자 가운데 금액 기준 75.5%(6185억원)는 '세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의식을 갖고 있었으며 13.6%(1116억원)는 보유 재산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3.7%(300억원)는 세금을 내지 않은 채 자취를 감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습 또는 악질 체납자의 대부분은 '세금을 꼭 내야하는 이유가 뭐냐'라는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들 가운데 일부는 아파트를 45채나 갖고 있으면서도 모두 가족 명의로 돌려 겉으로는 보유 재산이 전혀 없는 것으로 위장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한해(회계연도 기준)에 세 번 이상 체납한 기록이 있는 시민 1만2847명(체납액 4117억원)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하고 체납액이 5천만 원을 넘는 6518명에 대해서는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체납액이 500만 원 이상인 시민에 대해서는 국내 각 금융기관에 체납사실을 통보, 대출 등 금융거래 때 불이익을 주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납세 의무를 회피하는 시민에게는 엄청난 불이익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시민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체납세액 징수활동을 벌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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