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신한카드 출범…카드업계 주도권 누가 쥘까

  • 입력 2007년 10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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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LG카드와 통합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신한카드가 출범하면서 카드업계의 경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통합 과정에서 회원 이탈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신한카드가 본궤도에 오르기 전에 덩치를 키우려는 다른 은행계 카드사들은 옛 LG카드 고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전업계 카드사들은 은행계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기존 회원들의 사용액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방어’, 은행계는 ‘공격’

신한카드는 회원 이탈을 막기 위해 통합 후에도 LG카드 고객에게 제공되는 혜택과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할인 혜택, 포인트 적립 등 부가서비스는 물론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한도 및 금리도 동일하게 유지된다”며 “기존 LG카드 고객들은 신한카드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신한카드와 포인트 합산도 가능해 오히려 혜택이 늘어나는 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은행계 카드사들은 신한카드에서 충성도가 낮은 고객들이 이탈할 것으로 보고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용액 기준 아시아 최대 카드인 신한카드가 자리를 잡기 전에 어느 정도 덩치를 키워야 경쟁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업 강화를 공언한 우리은행을 필두로 은행계 카드사들이 신한카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LG 및 GS 계열사와 임직원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상품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1일 가전제품을 36개월 할부로 구입한 뒤 포인트로 할부금을 상환할 수 있는 ‘예스 오케이 세이버카드’를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9월 초 사용액의 7%를 포인트로 쌓아 주는 ‘마이포인트카드’를 내놨고 중순에는 SK텔레콤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T 드림카드’를 선보였다.

기업은행은 1일 적립된 포인트로 통신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T로밍 카드’를 내놨고 우리은행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T포인트 카드’를 7일 선보였다.

○카드 전업사는 ‘기존 회원 단속’

은행계가 풍부한 자금력을 동원해 신규 회원 확보에 나서는 동안 전업계 카드사들은 기존 회원의 사용액 늘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드업계가 대형 은행 위주로 개편되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전업계 카드사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신상품 출시나 신규 회원 확보보다 기존 회원을 활용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택한 것.

삼성카드는 10월부터 연말까지 모든 고객이 쇼핑매장 2만여 곳에서 2, 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주유특화 카드인 ‘오일 앤 세이브 카드’ 할인을 받기 위한 최소 이용한도를 1개월 30만 원 이상에서 3개월 30만 원 이상으로 낮췄다.

현대카드는 1일부터 현대카드V의 할인 한도를 월 1만∼3만 원에서 2만∼5만 원으로 확대하고 할인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최소 이용금액도 월 30만 원에서 월 20만 원으로 낮췄다.

현대카드M 고객에게는 10월 한 달 동안 전달보다 더 많이 사용할 경우 최대 3배까지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한카드가 자리를 잡기 전 카드업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과도기적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11월에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고 이어 표준약관이 제정돼 부가서비스 여력이 줄어들면 신한카드가 자리를 잡는 연말부터는 경쟁의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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