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상위 10곳 총수주액 40% 차지

  • 입력 2007년 10월 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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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들 컨소시엄 구성 수주로 ‘쏠림현상’ 심각

중소업체 “입찰방식 문제 있다”… 공정위도 조사

국내 건설사의 전체 공사 수주액에서 상위 10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특히 최근 들어 대형사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감을 따내는 사례가 늘면서 건설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소 건설사들이 입찰 방식 변경을 요구하는 등 반발이 커지자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 공사 수주 관행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 대형사 쏠림 현상 심화

5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국내 1만3000여 개 건설사가 수주한 공사는 총 63조5813억 원(해외 공사는 제외) 규모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시공능력 평가순위 1∼10위 업체의 수주액은 25조4855억 원으로 40.1%를 차지했다.

상위 10개사의 수주액 비중은 2001년에는 17.2%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05년에는 27.8%까지 높아졌으며 올해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상위 업체들의 수주 비중이 늘어난 것은 개별 공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투자 여력이 있는 대형사들에 물량이 우선 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발주되는 공사 가운데 상암DMC 랜드마크 빌딩은 총사업비가 2조5000억 원,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약 20조 원, 파주 운정신도시 개발은 3조∼4조 원에 이른다.

중소업체들은 특히 대형사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수주하는 사례가 많아 규모가 작은 건설사들의 진입이 원천적으로 제한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광섭 대한건설협회 조사금융팀장은 “학교 시설의 경우 종전에는 한 곳씩 발주가 됐지만 민간자본유치사업(BTL)이 활성화되면서 여러 학교를 한데 묶어 발주하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에 시공능력 평가순위가 높은 업체들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공정위, 대형사 담합 여부 조사

대형사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건설업계 내부의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중소 건설업체들이 “입찰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정부와 발주처를 상대로 시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코레일(옛 한국철도공사)이 발주한 용산 철도정비창 사업과 관련해 대형 건설사 간 담합 혐의가 있다며 이를 시정해 달라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삼성물산건설부문(삼성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7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바람에 중소업체들은 공사 수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 당국자는 “당초 코레일 본사가 있는 대전사무소에 신고됐지만 사안이 중요하고 결과에 따라 건설업에 미칠 파장이 크다고 판단해 정부과천청사 내 시장감시본부로 이첩했다”고 밝혔다.

2일부터 조사에 착수한 공정위는 중소기업중앙회와 코레일 측의 의견을 들은 뒤 조만간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고기정 기자 koh@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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