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17조8000억 잘못 계산

  • 입력 2007년 9월 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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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상반기(1∼6월) 재정 지출을 17조8000억 원이나 잘못 집계해 각종 재정 통계를 틀리게 작성해서 발표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나라살림의 기초가 되는 재정 통계 작성과 관련해 정부가 중소기업에서도 찾기 어려운 수준의 심각한 오류를 범함에 따라 경제정책 운용 능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달 23일 발표한 상반기 통합재정수지에서 총지출을 131조2520억 원으로 발표했으나 이를 113조4300억 원으로 수정하고 총수입도 125조1160억 원에서 124조7600억 원으로 고친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통합재정수지도 당초 6조1350억 원 적자에서 11조3300억 원 흑자로 수정했으며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뺀 실질적 나라살림인 관리대상수지는 22조5710억 원 적자에서 5조1080억 원 적자로 정정해 발표했다.

또 상반기 재정집행 진도율은 당초 발표한 62.0%가 아닌 53.6%로 수정했다.

김형수 재경부 재정기획과장은 “올해 새로 가동된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의 오류 때문에 재정 통계가 잘못 집계됐다”며 “상반기 공무원 인건비가 11조5000억 원인데 28조7000억 원으로 잘못 입력됐으며 돌려준 세금 통계에서도 1000억 원 정도 오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지난달 23일 재정 통계 발표 이후 일주일 동안 시스템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오류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어떻게 그런 큰 오류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재정수지를 계산하다 보면 1100여 개 항목을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정수지의 오차 폭이 너무 커 상식적인 차원에서 한 차례만 검토했어도 금방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이를 걸러 내지 못했고, 잘못된 통계 발표 후 보름 가까이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용납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달 23일 발표 당시 기자들이 “올해 상반기 공무원 인건비 등 경상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나 급증한 부분이 이상한데 맞느냐”고 물었지만 재경부 당국자들은 “맞는 수치”라고 답변했다.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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