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증시 열 내리기’ 회동…사장단 오늘 긴급 대책회의

  • 입력 2007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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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연일 급등해 과열 우려가 제기되자 증권업협회가 16일 긴급 증권사 사장단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다.

▶본보 7월 14일자 A1면 참조

▶ 코스피 2,000 턱밑까지…53P 올라 1,962.93

증권업협회는 15일 “증시의 단기 과열이 걱정되는 상황이어서 투자자 피해 방지와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사장단이 증권업계의 공동 대처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병찬 증권업협회 홍보팀장은 “일부 투자자가 전세금과 같은 생계형 자금까지 주식에 투자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어 ‘묻지 마 투자’를 자제하자는 차원의 결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사장은 “현재의 증시 상황에 대해 증권사 사장단이 나서서 결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학습시키는 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김봉수 사장은 “신용 융자를 줄이는 것 말고는 현 단계에서 특별한 대책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증권사가 ‘무리해서 투자하면 주가가 떨어질 때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는 최근의 주가 급등과 관련해 별도로 대책을 마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와 관련해 13일 전체 임원과 일부 지점장이 참석한 전략회의를 열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현재의 코스피지수는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에 나서기에는 과열된 측면이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며 “단기적인 수수료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어떻게 고객을 관리할 것이냐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사 사장단 회의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사장은 “수수료로 영업하는 증권회사가 주식 투자를 만류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한편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최근의 증시 급등이 과열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른 것은 맞지만 지수 1,900이라는 숫자가 낯설어 급등으로 보일 뿐 상승률로만 보면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며 “한국 주식시장은 저평가 국면이 해소된 것이지 ‘버블’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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