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부산의 강남’이라는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에 짓는 ‘월드마크 센텀’.
건설사들이 미분양으로 애를 먹는 곳이 부산이다. 그럼에도 “고급 수요는 여전하다”는 게 대우건설의 출사표.
지상 37층짜리 4개 동이며 150(45평형)∼317m²(95평형) 496채다. 이달 중순 분양할 예정이며 완공은 2010년 9월.
○ 입지 여건
‘월드마크 센텀’ 용지는 이곳에 남아 있는 마지막 주상복합 용지다. 광안대교와 동서고가도로를 이용해 부산 전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지하철 2호선 센텀시티역이 100m가량 떨어져 있다.
벡스코, 롯데백화점, 신세계UEC(복합쇼핑센터)가 바로 옆에 있는 전형적인 도심 주거시설이다.
○ 인테리어와 편의시설
기존 주상복합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환기’다. 일반 사무실의 건축 방식을 따르다 보니 강제로 공기를 순환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주상복합은 여름철 내부 온도가 급상승해 에어컨을 트느라 월 전기료가 100만 원을 넘는 곳도 있다.
대우건설은 이를 감안해 전 가구의 거실 창문을 양면 개방형으로 설계했다. 바다에서 불어 오는 자연풍이 실내로 들어와 빠져나가도록 한 것.
인테리어는 가구별로 펜디,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스타일 등 외국 명품(名品) 이름을 따서 붙였다. 생뚱맞지만 내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집 안을 예술품이 들어찬 갤러리처럼 꾸민다. 그러면서도 튀지 않게 절제했다. 주거 수준이 높아질수록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닌 휴식과 여유를 줄 수 있는 차별화된 쉼터가 필요하다는 게 시행사 측 설명.
실제로 각 방과 화장실이 마주보고 있는 공간은 화랑(畵廊)처럼 그림을 걸 수 있도록 은은한 빛의 석재로 처리하거나, 신발장을 자개를 넣은 흑단나무로 만들었다. 욕실에도 대형 창을 넣어 반신욕을 하면서 주변 풍광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209.4m²(63평형)짜리는 거실 벽체를 아트월이 아닌 수납장으로 꾸몄다. 큰 장롱이 하나 생긴 셈인데 깔끔하고 운치 있다. 조명기기도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은 매립형이다.
고급 주상복합답게 주방 가구는 이탈리아산 아크리니아, 발쿠치네를 들였다. 가전제품도 이탈리아의 자누시, 독일의 지멘스가 대부분이다.
○ 가격 경쟁력
역시 분양가가 문제다. 3.3m²(1평)당 평균 1600만 원 안팎이다. 물론 저층은 1200만 원대도 있다. 반면 꼭대기층은 1990만 원에 이른다.
대우건설이 지은 인근의 ‘트럼프월드센텀Ⅰ’은 168m²(50평형)가 6억2000만∼7억7000만 원으로 3.3m²당 최고 1540만 원가량이다.
센텀시티의 발전 가능성과 차별화된 설계와 입지를 감안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높은 분양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051-743-2777
부산=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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