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미리보기]부산 ‘월드마크 센텀’

  • 입력 2007년 7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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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역시 영리하고 민첩했다. 주상복합아파트가 첨단 정보통신 시설로 변해 가는가 싶더니 이번엔 예술 공간으로 방향을 틀었다. ‘첨단’이 소비자들의 이성을 자극하는 데 버거워하자 ‘감성’을 파고들었다.

대우건설이 ‘부산의 강남’이라는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에 짓는 ‘월드마크 센텀’.

건설사들이 미분양으로 애를 먹는 곳이 부산이다. 그럼에도 “고급 수요는 여전하다”는 게 대우건설의 출사표.

지상 37층짜리 4개 동이며 150(45평형)∼317m²(95평형) 496채다. 이달 중순 분양할 예정이며 완공은 2010년 9월.

○ 입지 여건

센텀시티는 117만367m²(약 35만 평)에 정보기술(IT), 영상, 컨벤션, 관광, 오락, 주거 등의 기능을 갖춘 복합도시로 개발하는 곳이다. 입지 여건은 공인된 셈이다.

‘월드마크 센텀’ 용지는 이곳에 남아 있는 마지막 주상복합 용지다. 광안대교와 동서고가도로를 이용해 부산 전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지하철 2호선 센텀시티역이 100m가량 떨어져 있다.

벡스코, 롯데백화점, 신세계UEC(복합쇼핑센터)가 바로 옆에 있는 전형적인 도심 주거시설이다.

○ 인테리어와 편의시설

기존 주상복합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환기’다. 일반 사무실의 건축 방식을 따르다 보니 강제로 공기를 순환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주상복합은 여름철 내부 온도가 급상승해 에어컨을 트느라 월 전기료가 100만 원을 넘는 곳도 있다.

대우건설은 이를 감안해 전 가구의 거실 창문을 양면 개방형으로 설계했다. 바다에서 불어 오는 자연풍이 실내로 들어와 빠져나가도록 한 것.

인테리어는 가구별로 펜디,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스타일 등 외국 명품(名品) 이름을 따서 붙였다. 생뚱맞지만 내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집 안을 예술품이 들어찬 갤러리처럼 꾸민다. 그러면서도 튀지 않게 절제했다. 주거 수준이 높아질수록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닌 휴식과 여유를 줄 수 있는 차별화된 쉼터가 필요하다는 게 시행사 측 설명.

실제로 각 방과 화장실이 마주보고 있는 공간은 화랑(畵廊)처럼 그림을 걸 수 있도록 은은한 빛의 석재로 처리하거나, 신발장을 자개를 넣은 흑단나무로 만들었다. 욕실에도 대형 창을 넣어 반신욕을 하면서 주변 풍광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209.4m²(63평형)짜리는 거실 벽체를 아트월이 아닌 수납장으로 꾸몄다. 큰 장롱이 하나 생긴 셈인데 깔끔하고 운치 있다. 조명기기도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은 매립형이다.

고급 주상복합답게 주방 가구는 이탈리아산 아크리니아, 발쿠치네를 들였다. 가전제품도 이탈리아의 자누시, 독일의 지멘스가 대부분이다.

○ 가격 경쟁력

역시 분양가가 문제다. 3.3m²(1평)당 평균 1600만 원 안팎이다. 물론 저층은 1200만 원대도 있다. 반면 꼭대기층은 1990만 원에 이른다.

대우건설이 지은 인근의 ‘트럼프월드센텀Ⅰ’은 168m²(50평형)가 6억2000만∼7억7000만 원으로 3.3m²당 최고 1540만 원가량이다.

센텀시티의 발전 가능성과 차별화된 설계와 입지를 감안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높은 분양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051-743-2777

부산=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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