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주식 매도 공세 이유는?

  • 입력 2007년 6월 13일 2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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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주식 매도공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 매입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던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 본격 '팔자'로 돌아서면서 지수 조정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13일 서울 증시에서 기관과 개인투자자는 각각 1884억 원, 911억 원어치를 순매입(매입액에서 매도액을 뺀 것)했지만 외국인들이 3081억 원 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89포인트(0.46%) 떨어진 1,721.99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13일까지 총 1조3629억 원 어치를 주식을 순매도했다. 5일부터 6일(거래일 기준) 연속 매도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조 원 어치의 한국 주식을 순매도해 '셀 코리아(Sell Korea·한국주식 팔기)'에 나섰던 외국인은 올해 들어 5월까지 3조 원 어치를 순매입하면서 상승장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진 가운데 '한국주식의 저평가' 매력에 이끌려 한국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 그동안 많이 올랐던 주요 업종 중심으로 적극적인 '팔자'에 나서 매도 배경과 관련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우선 이들은 조선주가 포함된 운수장비(-2798억 원)를 비롯 증권(-3182억 원), 철강금속(-4182억 원) 등 주도주 중심으로 팔고 있다.

증권업계는 대체적으로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차익실현' 과정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가격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큰 매도 요인"이라며 "주가가 그동안 너무 많이 올라 지금 차익실현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도 "급하게 오른 주가에 대한 경계심리가 강하다"며 "가격 부담 때문에 최근 신흥시장(이머징마켓)으로의 자금유입 규모가 급감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글로벌 긴축 우려 분위기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부국증권 김민성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 중국 등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불거진 글로벌 긴축 움직임이 조정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야 어찌됐든 갑작스런 외국인들의 매도는 국내 증시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과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투자비중이 37%에 이르는 외국인들이 강력한 매도세력으로 부상하면 '조정의 폭'이 상당히 깊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뒤늦게 '막차'를 탄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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