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하나 없이…개미들이 키운 키움증권

  • 입력 2007년 6월 1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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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 증시에서 나타난 ‘작은 이변’ 하나.

키움증권을 통해 거래된 금액이 이날 하루 동안 2조14억 원으로 사상 처음 2조 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친 전체 거래금액이 11조7910억 원이었으니, 이날 증시에서 오고간 자금의 16%가 키움증권을 통해 거래된 셈이다. 이는 키움증권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키움증권의 올해 3월 주식거래 시장점유율(증시 전체 거래금액을 증권사 거래금액으로 나눈 수치)은 평균 9.13%로 삼성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쟁쟁한 대형 증권사들을 제친 1위였다.

또 키움증권 주가는 11일 현재 주당 6만9700원으로 증권주 가운데 미래에셋증권(7만3700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154%나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8546억 원에 이른다.

2000년 설립 이후 7년 만에 정상권에 올라선 키움증권의 성공 비결은 ‘틈새시장 공략’에 있다.

키움증권은 지점이 한 개도 없는 온라인 특화 증권사다. 거래 금액의 0.025%에 불과한 파격적인 수수료와 쓰기 편리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집이나 사무실에서 주식 거래를 원하는 고객을 단번에 끌어 모았다.

직원이 대형 증권사의 10분의 1 수준인 200여 명에 불과해 효율적인 관리 경영도 가능했다.

김봉수 키움증권 사장은 “HTS를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20∼30명의 고객 집단을 선발해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해 편리한 기능을 추가했다”며 “정보기술(IT) 담당 직원들이 ‘고객만족투어’로 전국을 누비기도 했다”고 말했다.

‘개미들의 증권사’로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면서 개인투자자 거래비중만 98%에 이른다.

최근 개인들의 증시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키움증권의 전망도 일단은 밝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되면 대형 증권사들은 자기자본투자(PI) 등 대형 투자은행으로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키움증권과 같은 온라인 전문 증권사는 ‘특화된 시장’의 승자로 남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신영증권 손지선 연구원은 “온라인 주식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아 후발 업체들이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편다면 판도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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