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을 통해 거래된 금액이 이날 하루 동안 2조14억 원으로 사상 처음 2조 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친 전체 거래금액이 11조7910억 원이었으니, 이날 증시에서 오고간 자금의 16%가 키움증권을 통해 거래된 셈이다. 이는 키움증권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키움증권의 올해 3월 주식거래 시장점유율(증시 전체 거래금액을 증권사 거래금액으로 나눈 수치)은 평균 9.13%로 삼성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쟁쟁한 대형 증권사들을 제친 1위였다.
또 키움증권 주가는 11일 현재 주당 6만9700원으로 증권주 가운데 미래에셋증권(7만3700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154%나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8546억 원에 이른다.
2000년 설립 이후 7년 만에 정상권에 올라선 키움증권의 성공 비결은 ‘틈새시장 공략’에 있다.
키움증권은 지점이 한 개도 없는 온라인 특화 증권사다. 거래 금액의 0.025%에 불과한 파격적인 수수료와 쓰기 편리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집이나 사무실에서 주식 거래를 원하는 고객을 단번에 끌어 모았다.
직원이 대형 증권사의 10분의 1 수준인 200여 명에 불과해 효율적인 관리 경영도 가능했다.
김봉수 키움증권 사장은 “HTS를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20∼30명의 고객 집단을 선발해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해 편리한 기능을 추가했다”며 “정보기술(IT) 담당 직원들이 ‘고객만족투어’로 전국을 누비기도 했다”고 말했다.
‘개미들의 증권사’로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면서 개인투자자 거래비중만 98%에 이른다.
최근 개인들의 증시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키움증권의 전망도 일단은 밝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되면 대형 증권사들은 자기자본투자(PI) 등 대형 투자은행으로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키움증권과 같은 온라인 전문 증권사는 ‘특화된 시장’의 승자로 남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신영증권 손지선 연구원은 “온라인 주식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아 후발 업체들이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편다면 판도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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