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신도시 현지 표정… “투자할 곳 없나” 문의 쇄도

  • 입력 2007년 6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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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소 투기단속동탄 2신도시 예정지가 확정 발표된 1일 건설교통부와 경기 화성시, 한국토지공사 직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이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등을 돌며 투기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다. 화성=전영한 기자
중개업소 투기단속
동탄 2신도시 예정지가 확정 발표된 1일 건설교통부와 경기 화성시, 한국토지공사 직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이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등을 돌며 투기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다. 화성=전영한 기자
“신도시 예정지 안에서는 이제 더는 ‘해 먹을’ 게 없습니다. 수용되지 않을 신도시 외곽지역으로 일치감치 빠져야죠.”

경기 화성시 일대 660만 평이 신도시 예정지로 지정된 1일. 화성시 동탄면 방교리 주변의 S부동산 사장 송모(51) 씨는 주섬주섬 이삿짐을 싸며 사무실을 정리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신도시 예정지 안에 있는 땅은 정부에 수용되는 데다 국세청 단속반원들이 들이닥치면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탄신도시와 신도시 예정지 일대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처럼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었지만 신도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온종일 크게 술렁였다.

화성시 상공에는 벌써 정부가 투기를 막기 위해 띄운 헬기가 선회 비행하면서 항공 촬영을 계속해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 개발 기대감으로 후끈

이날 오후 2시 반경 동탄면 산척리 D부동산컨설팅 사무실.

사장과 직원 3명은 벽에 붙은 대형 지도 앞에 빨간 펜을 들고 서서 신도시 예정지 구역을 찾느라 바쁘게 손을 놀렸다.

자신들의 관심 지역이 신도시 예정지에 포함됐는지를 놓고 논쟁을 벌였지만 결론이 나지 않자 사장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지금 급한데 OO다리 근처가 신도시에 들어가는지 한국토지공사에 빨리 알아봐 주세요.”

동탄면 오산리 등 부동산중개업소가 밀집한 곳은 평소보다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고, 하루 종일 투자 문의가 쇄도했다.

동탄신도시 개발 때부터 신도시가 확대 개발될 것이란 소문이 나돈 탓인지 임야와 농지, 건물 등을 보유한 현지 주민들은 이번 신도시 발표에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동탄면 토박이인 박모(45) 씨는 “동탄신도시 개발 때 보상받은 돈으로 이번 신도시 예정지에 농지를 사둔 게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중개업자들이 땅을 팔라고 졸랐는데도 버틴 게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반색했다.

신도시 예정지와 가까운 리베라CC와 기흥CC 등 신도시 예정지 주변 골프장 회원권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동탄신도시의 턱 밑인 경기 오산시 운암지구의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운암지구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김모(55) 씨는 “최근 한 달 사이에 아파트 매물을 찾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며 “몇 달 전보다 1000만∼2000만 원씩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감으로 지난달 31일 동탄신도시 안에서 분양을 시작한 주상복합아파트 ‘풍성신미주 위버폴리스 동탄’ 모델하우스는 평일인데도 고객들로 북적였다.

동탄신도시 시범단지에서 온 주부 권모(45) 씨는 “이번 신도시 지정으로 동탄신도시에 입주했거나 곧 분양 받을 사람들이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될 것 같다”며 좋아했다.

○ 부동산 값 고공행진

정부가 이날 신도시 예정지 주변 지역에 대한 투기 방지 대책을 내놨는데도 불구하고 신도시 주변 땅값은 이미 뜀박질을 시작했다.

동탄신도시와 오산시를 연결하는 317번 국도 주변의 동탄면 송리 일대 논은 이번 신도시 지정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가격이 급등했다. 한 달 전만 해도 평당 250만 원 선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400만 원까지 호가(呼價)가 치솟았다. 순식간에 매물도 자취를 감췄다.

올해 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동탄신도시 내 아파트 값도 들썩이고 있다.

동탄신도시 내 시범단지 30평형대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4억2000만∼4억7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신도시 발표가 임박하면서 호가가 5억∼5억5000만 원으로 치솟았다.

동탄신도시 동쪽이 신도시 예정지로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10∼15개 쌓여 있던 시범단지 내 매물은 모두 자취를 감췄다.

화성=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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