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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5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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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유동인구 많아 외식업자 유리
“청계천이 복원된 뒤 주말 손님이 1300여 명 이상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외식업체 베니건스의 서만동 점포개발팀장은 광화문점이 청계천 덕을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끊이지 않고 청계천을 찾는 사람들이 매출을 올려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평일에는 직장인, 주말엔 가족 연인 등이 많단다.
유통업체인 GS리테일에 따르면 청계천의 하루 평균 유동 인구는 21만 명. 이 가운데 야간 인구가 35%에 이른다. 야간 매출이 많은 주류나 외식업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그러나 베니건스 광화문점을 포함해 인근의 커피전문점 등을 제외하면 청계 1∼3가 주변에는 상가 점포가 거의 없다.
GS리테일 조도제 수도권SD팀장은 “청계천 효과가 가장 큰 청계 1∼3가는 이미 대형 업무용 빌딩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상가 점포가 들어설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외식을 하거나 술을 마시려면 청계천을 가로지르는 장통교, 삼일교 등을 지나 관철동, 무교동 쪽으로 가야 한다. 특히 관철동은 지하철역과 광역버스 정류장이 교차해 늦은 시간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외국어 학원도 밀집해 있어 젊은층을 겨냥한 저가(低價) 음식점이나 테이크아웃 점포가 인기다.
관철동에서 종각역 근처에 이르는 상가 임대료는 1층 20∼25평이 권리금 3억∼6억 원, 보증금 2억∼4억 원, 월세 500만∼1000만 원대로 비싼 편이다. 따라서 이곳에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대부분이다.
관철동과 함께 청계천 특수(特需)를 누릴 수 있는 상권으로는 중구 황학동과 성동구 하왕십리동이 꼽힌다. 황학동은 올해 말 입주 예정인 롯데 캐슬, 하왕십리동은 대성 스카이렉스 주상복합아파트 주변이 핵심 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접근성 떨어져 입지 잘 골라야
청계천 상권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GS리테일 조 팀장은 “청계천 산책로는 일반 도로 밑에 조성된 데다 중간 진출입로가 적어 주변 상권으로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가 산책로 주변에 가판대를 차리고 영업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만큼 ‘도보족(族)’을 위한 간단한 먹을거리와 음료수 판매점을 진입로 근처에 열면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청계천변 GS25 편의점은 청계천 복원 후 음료수 샌드위치 김밥 등의 매출이 그 전보다 60% 이상 늘었다.
가족 단위 외식 수요를 노리는 패밀리 레스토랑과 젊은 아베크족을 타깃으로 한 샌드위치, 커피 등의 테이크아웃점 및 커피전문점도 추천 대상이다.
청계천과 약간 거리가 있는 관철동은 이미 점포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관철동만 놓고 보면 베이커리, 커피숍은 이미 공급 초과 상태”라며 “젊은층을 겨냥한 퓨전음식점, 호프집 등 저가형 음식점이 더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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