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뉴타운 들어서면 연신내 외식 구매력 일어설까

  • 입력 2007년 4월 29일 2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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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뉴타운 덕에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큽니다."

26일 서울 은평구 연신내동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업소 사장은 연신내 상권에 대한 질문에 은평뉴타운 얘기부터 꺼냈다. 올 10월 첫 분양을 시작하는 은평뉴타운은 내년 말부터 1만4000여 채가 입주해 유동인구만 4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그는 "1980년대까진 경기 파주시에 사는 사람들도 이곳까지 장을 보러올 정도로 상권이 활성화됐었다."고 말했다.

연신내 상권은 1990년대 초반 이 지역 중산층들이 일산신도시로 대거 이사 가면서 위축됐지만 여전히 은평구의 핵심 상권으로 꼽힌다.

●중저가 위주의 서민 상권

연신내 상권은 서울지하철 3호선, 6호선 환승역인 연신내역과, 북한산과 성산대교를 잇는 대로(大路)를 끼고 있어서 하루 유동인구가 약 5만 여 명에 이른다.

연신내역 주변으로는 아파트 단지가 없는 대신 인근 갈현·불광·대조동에 단독, 다세대 주택이 밀집해 있다. 유통업체인 GS리테일의 상권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이 연신내 상권 수요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연신내 상권은 통일로를 사이에 두고 '먹자골목'과 의류 할인매장이 많은 로데오거리, 재래시장인 연서시장으로 나눠볼 수 있다.

로데오 거리와 붙어 있는 먹자골목은 대성·연천중학교 등과 가까우면서 주점, 식당이 밀집해 10대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찾고 있다. 학교 쪽에 가까운 길목은 팬시, 문구, 스티커 사진점 등 10대 위주의 중저가 상점이 대부분이다.

이 곳에서 보세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로데오진스 주영매 사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상당수의 상설 의류매장이 먹자골목에서 문을 닫았다"며 "옷, 액세서리, 모자 등을 한꺼번에 파는 중저가 복합매장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지역 점포 임대료는 1층 기준으로 20평이 권리금 1억~1억5000만 원, 보증금 5000만~9000만 원, 월세는 150만~250만 원가량 된다.

로데오 거리는 먹자골목 보단 약간 비싼 의류매장이 들어서 있다. 50만 원 이상 고가 상품은 거의 없고 정장 기준으로 최고 20만~30만 원대 상품을 주로 취급한다.

임대료는 1층 20평이 권리금 6000만~1억1000만 원, 보증금은 5000만~1억5000만 원, 월세는 200만~250만 원대.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일부 매장은 권리금을 받지 않고 있다.

통일로 건너편 연서시장은 30~40대 주부들이 주로 찾는 재래시장이다.

GS리테일 조도제 수도권SD팀장은 "이 일대에는 할인점이 거의 없어 연서시장 입구에 있는 범서 쇼핑센터에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업종이 뜰까

"요즘 웰빙 바람이 불면서 휴일 등산객이 부쩍 늘었습니다."

연서시장에서 신발 판매업을 하고 있는 이모 씨는 휴일 북한산 등산객 수가 늘자 아예 점포 한쪽을 등산화 코너로 만들었다. GS리테일 조 차장은 "등산화, 조끼, 배낭 등 등산관련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근에 주거수요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구매력이 높지 않아 아직까지 패밀리 레스토랑이 적은 것도 참고할 만하다. 현재 연신내역 근처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T.G.I 프라이데이스' 뿐이다.

이 레스토랑 곽선희 점장은 "은평뉴타운이 들어서 인근 주민들의 소득수준이 올라가면 외식수요도 따라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평뉴타운 입주가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유행에 민감하고 임대료가 많이 드는 패밀리 레스토랑보다는 1만 원 이하의 식단으로 구성된 저가 음식점이 더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0~30대를 겨냥한 퓨전음식점, 호프, 중저가 의류매장 등을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업종으로 꼽았다.

박 수석연구원은 "은평뉴타운이 들어서면 연신내 상권이 분명히 활성화되기는 하겠지만 뉴타운 내에도 상업지구가 생기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는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김상운 기자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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