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3월 21일 16시 4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우리금융과 2위 은행인 우리은행의 무게 때문에 인사 과정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달 6일 완료된 우리금융 회장 공모에는 무려 11명의 후보가 지원하며 우리금융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11명의 후보군 중에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제1차관과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초기 우리금융 회장 인선은 이들 거물급 후보들간 2파전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면접에서 예상외로 황 회장이 3순위에도 들지 못한 채 탈락한 것으로 밝혀지며 박 전 차관 유력설이 부각됐다.
박 전 차관이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의 취업제한에 걸린 것으로 알려지며 우리금융 부회장 출신의 전광우 딜로이트코리아 회장이 잠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전 회장이 국제금융대사로 임명되고 박 전 차관이 2일 윤리위 취업승인심사를 통과하면서 사실상 내정설이 나돌았고 6일 회추위에서 7명 위원의 전원 일치로 박 전 차관을 회장 후보로 추천하면서 회장 인선은 매듭지어졌다.
지난달 12일 공모를 시작한 우리은행 인선은 훨씬 경합이 치열했다.
초기에는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의 최병길 금호생명 대표와 이종휘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등 내부인사들간 2파전으로 전개됐지만 박해춘 LG카드 사장이 신한금융지주 측의 유임 약속에도 불구하고 공모에 응한 것으로 알려지며 3파전으로 양상이 바뀌었다.
이후 박 사장에 대한 정부의 추천설이 제기되며 박 사장이 앞서가는 듯 했으나 박병원 우리금융 회장 후보가 우리은행장 인사에 관여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었다.
일부에서 박 회장 후보가 우리금융의 민영화에 전념하기 위해 은행 경험이 있는 행장을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어 우리은행 노조에서 박 사장 자녀의 병역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내부 인사들이 다시금 주목받기도 했지만 박 사장이 청와대 인사검증을 무사히 통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사장이 재부상했고 결국 행추위원 전원의 동의를 받아냈다.
인선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과 회장.행장 추천위원회 무용론도 제기됐다.
박 사장의 우리은행장 후보 선정으로 결국 지난달 공모를 시작한 4개 금융기관장 자리 모두 재정경제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인사들이 차지하게 되자 모피아(재경부 출신 인사들을 지칭하는 말)의 부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리고 있다.
이에대해 김인기 행추위원장은 "후보 추천을 위한 후보자 공모와 서류심사 및 면접, 인사검증 등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거쳤다"고 반박했다.
어쨌든 금융업계는 거시경제 전문가인 박 회장 내정자와 기업 회생의 달인인 박행장 후보가 손을 맞잡고 토종자본인 우리금융의 선진화와 국제화를 통해 민영화 임무를 무사히 완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