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너도나도 지주회사 전환…증시 몸값 좀 뛰려나

  • 입력 2007년 3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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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지주회사 요건 완화 방침과 함께 주요 그룹들의 지주회사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

두산 금호아시아나 동양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준비 중이고, SK 한화 한솔그룹 등도 지주회사 체제를 검토 중이거나 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회사 전환은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확보돼 기업 가치가 상승할 수 있고 재무 및 영업구조가 더욱 안정된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 부채비율 등 요건 완화 방침

정부는 지주회사 요건을 완화하는 관련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이에 따르면 지주회사 부채비율은 100%에서 200%로 완화하고,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도 30%에서 20%(비상장사는 50%에서 40%)로 낮출 수 있도록 했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은 조만간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순환출자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하고 있는 정부 방침에 기업들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두산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말 식품사업 부문을 매각했고 2월에는 순환출자 구조 해소 차원에서 두산산업개발이 보유한 ㈜두산 보통주 171만 주 전량을 취득하는 등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산업의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지난해 말 현재 2조6218억 원으로 자산총액(3조9025억 원)의 67%에 이르면서 사실상 지주회사 체제가 됐다.

공정거래법에는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이 자산총액의 50%를 넘으면 지주회사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4월 중 신고를 할 계획이며 그렇게 되면 올해 1월 1일자로 지주회사로 공식 출범한 것으로 소급 적용된다”고 밝혔다.

동양도 동양메이저의 지주회사 출범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해 왔던 ㈜코오롱도 지주회사 전환이 유력하다.

SK㈜와 ㈜한화는 아직 “검토 단계”라는 게 공식 반응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안에 지주회사 전환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듯

㈜두산(주가상승률 12.76%) ㈜코오롱(9.79%) SK㈜(7.49%) 등 지주회사 체제를 선언했거나 앞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는 대체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금호산업과 CJ㈜의 주가가 10% 넘게 떨어졌지만 금호산업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장기차입금 증가로 신용등급이 하락한 영향이 크고, CJ는 식품업계 업황이 좋지 않은 데 따른 것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주회사 전환은 대체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CJ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소 가운데 하나가 순환출자 같은 불투명한 지배구조였다”고 지적했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수익성이 낮았던 사업을 정리하거나 반대로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을 인수합병(M&A)하면 사업구조의 고도화가 추진될 소지도 있다.

이 연구원은 “대주주의 계열사 지분 정리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이 난제가 될 것”이라며 “이를 해소할 수 있다면 기업가치 제고와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지주회사(持株會社·Holding Company):

다른 기업의 주식을 소유해 그 기업을 지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 지분만 보유하는 순수지주회사와 사업을 하면서 지분을 갖는 사업지주회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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