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지난해 이익 줄고 세금 늘었다

  • 입력 2007년 3월 12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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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대 그룹은 이익은 줄었지만 세금은 오히려 더 낸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과 원자재값 상승, 국내 경기 침체 등 대내외 악재로 영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데도 세금을 더 내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에 12일 제출된 10대 그룹 68개 계열사의 손익계산서(3월 결산 금융사 및 미공시 계열사 등 제외)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은 총 26조1576억 원으로 2005년보다 9.44% 감소한 반면 법인세는 총 5조411억 원으로 같은 기간 2.9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9.27%로 1년 전 보다 2.32%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으로, 설비투자를 하면 세금을 돌려받는 세액공제 혜택이 많이 줄어든데다 과거에 내지 못해 납부기간이 연기된 세금인 이연법인세가 추가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이 10조72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8.3% 늘어났으나, 법인세는 1조6317억 원으로 20.57%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이 3조8354억 원으로 전년대비 37.40% 급감했으나, 법인세는 9399억 원으로 15.22% 줄어드는 데 그칠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이 1조2081억 원으로 28.18% 늘었으나 법인세는 2983억 원으로 53.2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이 4117억 원으로 전년대비 1.27% 줄었으나, 법인세는 1568억 원으로 오히려 60.66% 급증할 전망이다. 순이익 대비 법인세 비중이 38.09%로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편 LG그룹은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이 3425억 원으로 86.16% 급감한 가운데 법인세는 1855억 원을 환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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