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T규제 시행 후 주택대출 시장 '된서리'

  • 입력 2007년 3월 11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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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일부터 주택투기지역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의 모든 아파트 담보대출에 대해 대출 신청자의 소득을 따지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SC제일, 외환은행, 농협 등 7개 금융회사의 주택대출 잔액은 8일 기준 190조6498억 원으로 지난달 말(190조8020억 원)에 비해 1522억 원 감소했다.

올해 들어 주택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최근 아파트 값이 보합세를 보이면서 집을 새로 구입하려는 수요가 많이 줄어든 데다 이자 부담 때문에 기존 대출을 갚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대출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국민은행으로 8일 기준 대출 잔액이 지난달 말에 비해 761억 원 감소했다.

이어 신한은행(-582억 원), 농협(-377억 원), 우리은행(-195억 원), 외환은행(-147억 원) 등의 차례로 대출 잔액이 많이 줄었다.

시중은행들은 DTI 규제를 강화하되 거치기간이 없는 원금분할상환과 고정금리 조건의 대출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DTI를 완화해주고 있지만 이런 점을 활용해 대출을 더 받으려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국민은행 대출 담당자는 "최근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보다는 기존 대출을 줄이려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상호저축은행, 할부금융사 등 2금융권의 주택대출 규모도 종전에 비해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 당국이 대부업체에 대한 주택대출 실태조사에 나서자 일부 대부업체는 자체적으로 일일 대출 한도와 건수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년에는 3월만 되면 주택대출을 신청하는 사람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올해는 신청자가 거의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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