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명품을 찾아서]<10·끝>삼영이엔씨

  • 입력 2007년 3월 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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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통신장비 제조업체인 삼영이엔씨 직원들이 부산 영도구 동삼동 사무실에서 해상용 위성항법장치인 GPS플로터를 점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장률 1% 미만의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세계 49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부산=손효림 기자
선박통신장비 제조업체인 삼영이엔씨 직원들이 부산 영도구 동삼동 사무실에서 해상용 위성항법장치인 GPS플로터를 점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장률 1% 미만의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세계 49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부산=손효림 기자
고장률 1% 미만 … ‘첨단’ 앞세워 美-日 공략

지난달 26일 부산 영도구 동삼동 선박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삼영이엔씨 본사 7층 사무실. 20여 명의 직원들이 선박 통신장비에 이용되는 해도(海圖)를 직접 만들고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최인준 삼영이엔씨 상무는 “내비게이션 업체로 치면 지도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셈”이라며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은 지도 구입비로 개당 900달러가 드는데 자체 지도를 보유한 덕분에 제조 원가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영이엔씨는 선박통신장비 부문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20여 개에 이르는 선박통신장비 전 품목을 생산한다.

해상용 위성항법장치인 GPS플로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80%, 해상조난안전시스템인 GMDSS는 60%에 이른다.

○ “우리 배 통신장비 우리 손으로”

황원 삼영이엔씨 사장은 선박 통신장 출신.

황 사장은 “5년가량 배를 타면서 보니 통신장비가 모두 일본 제품이었다”며 “우리가 타는 배의 통신장비는 우리 손으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삼영이엔씨 제품은 고장률 1% 미만으로 품질 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전체 직원(236명) 중 연구개발 인력이 40여 명이고, 매출의 10%를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기술 중심 경영에 주력한 결과다.

“오랜 기간 바다를 누벼야 하는 선박의 특성상 장비는 한 번 고장 나면 즉시 수리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품질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요.”

이 회사 제품은 일본에 비해 반 년 이상 기술이 앞선 데다 가격도 제품에 따라 최고 45%가량 저렴하다는 것이 황 사장의 설명이다.

현재 러시아 중국 미국 등 세계 49개국으로 선박통신장비를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292억 원)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8%로 절반 가까이 됐다.

○ 일본 미국 시장 확대에 주력

선박통신 장비는 갈수록 첨단화하고 종류도 늘어나는 등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전 세계 선박통신장비 시장 규모는 30조∼40조 원으로 추산된다.

과거엔 항해할 때 사람이 직접 하던 일을 지금은 기기가 대신하고 있고 TV 인터넷 등에 대한 수요도 많다. 또 국제해사기구(IMO)가 2008년까지 300t 이상의 모든 선박에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달도록 하는 등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장비도 많아져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하지만 삼영이엔씨가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국방부에 납품하는 방위산업 물량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억 원가량 줄었다. 방위산업 납품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선 수출을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 수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회피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영이엔씨는 이달 말부터 일본에도 제품을 수출한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지만 선박통신장비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일본 시장에 처음 진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황 사장은 “올해 일본 수출액은 60억∼70억 원으로 예상한다”며 “일본과 미국 시장에 주력해 수출 비중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삼영이엔씨는…

△설립: 1978년 △위치: 부산 영도구 동삼동 △생산제품: 선박용 통신장비 △코스닥 상장: 2003년 1월 △직원: 236명 △2006년 매출 대비 수출 비중: 48% △수출국가: 49개국

:애널리스트의 눈

봉원길 대신증권 연구위원

삼영이엔씨는 선박용 내비게이션 시스템인 GPS 플로터에 사용되는 해도를 자체 제작함으로써 기술력과 원가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올해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어서 국내뿐 아니라 미국, 아시아 시장에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일 어업협정 체결 후 국내 어선 수가 줄어들면서 영업 환경이 다소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방위산업 부문 매출이 줄었는데, 꾸준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 분야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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