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2월 28일 19시 2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중국 증시가 10년 내 최대 폭으로 추락하자 전 세계 주식시장은 연쇄적으로 준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중국에서 시작된 주가 폭락은 시간대를 따라 산불이 연쇄적으로 번지듯 유럽, 미국으로 번진데 이어 다시 아시아로 옮겨가면서 폭락장을 연출했다.
과거 뉴욕 증시가 폭락하면 '나비 효과'처럼 아시아 증시가 동반 추락해온 것과 내용은 유사하지만 방향은 정반대다. 중국 증시도 28일 반등 기미를 보이고 세계 각 국 증시도 충격에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2·27 차이나 쇼크'는 앞으로도 언제든 '상하이 증시'가 세계 증시에 주요 변수로 영향을 미칠 것임을 알리는 서곡이다.
●동반 폭락한 전 세계 주식시장
지금까지 전 세계 주식시장의 방향타 역할은 미국 뉴욕 증시가 해왔다. 뉴욕 증시의 움직임에 따라 전 세계 주식시장의 방향이 정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중국 상하이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지 하루 만인 27일 8.84%나 폭락했다. 최근 중국 주식시장이 과열되면서 주식 투자수익에 대해 20% 세금을 매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여기에 위안화 절상조치에 대한 추측도 불안감을 키웠다.
그러자 영국(-2.31%), 프랑스 (-3.02%), 독일 (-2.96%) 등 유럽 주요 증시가 동반 추락했다. 이어 문을 연 미국 뉴욕 증시도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3.29% 하락하는 등 무기력했다. 뉴욕 증시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자 28일 일본, 한국 증시도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월가에서는 "이제 주식시장의 가는 길을 보려면 뉴욕과 함께 상하이도 주목해야 한다"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동반 하락의 이유
그동안 전 세계 주식시장은 활황을 보여 왔다. 그동안 우려했던 '미국 주택시장 냉각→소비침체→경기침체' 가능성도 기업 부문이 호조를 보여 이 같은 우려를 상쇄했다. 유럽과 일본 경제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은 여전히 성장세가 견고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우려도 상당부문 줄어들었다.
그런데 중국 발(發) 주식 시장 조정을 계기로 그동안 가려져 있던 악재들이 갑자기 다시 부각됐다. 27일 미국에서는 1월 내구재 주문이 급감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투자심리는 극도로 위축됐다.
이에 앞서 불을 댕긴 것은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었다. 그는 26일 홍콩에서 위성으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경기확장이 언제까지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가 경기침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월가에서는 "그린스펀 전 의장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e메일이 돌면서 투자심리를 급속히 위축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중국 증시는 어떻게 되나
27일 8.84%와 9.29%나 하락한 중국의 상하이 종합지수와 선전 성분지수는 28일 3.94%와 3.19%씩 크게 올랐다. 이날 주가 오름세는 중국 당국이 "주식 투자수익에 과세할 계획이 없다"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부터 시작됐다.
중국 증시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떨어졌지만 중국인들은 증시가 폭락한 27일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으며 주식거래 계좌를 개설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고 홍콩의 원후이(文匯)보가 보도했다.
차오상(招商) 증권 자오젠싱(趙建興) 연구원은 "증시활황세는 경제가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고 기업 이익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폭락은 주식 급등에 따른 단기적인 조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상하이(上海)사무소 최영진 소장도 "당분간 2600~2800선 사이에서 한 달 남짓 조정국면을 거친 뒤 3월 말이나 4월 초엔 오름세로 확실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