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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7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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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 높이는 기관투자가와 소액 주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28일 열리는 CJ 주주총회에서 이재현 CJ 회장을 포함한 이사 재선임안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마이다스에셋의 허필석 주식운용본부장은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치는데 이사 보수한도를 30% 올리겠다고 해 반대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CJ 지분은 0.35%에 불과해 이사 재선임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의례적으로 ‘찬성’에 표를 던져 왔던 기관투자가 행태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앞서 신영투신은 23일 일신방직 주총에서 한 사외이사 후보의 이사회 출석률이 50%에도 못 미친다며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과 한국투신도 23일 KCC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건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주식시장에 큰 화제를 불러왔던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일명 장하성 펀드)의 영향으로 기업지배구조와 주주가치 제고를 주장하는 소액 주주도 늘어나는 추세다.
영창실업은 최근 자신을 소액 주주 30여 명의 모임인 ‘상생’의 대변인이라고 주장하는 한 방송작가에게서 △유명 패션 디자이너를 사외이사 후보로 영입할 것 △자회사 ‘성창인터패션’을 상장할 것 △경기 안산시의 공장 터 3000평을 매각할 것 등을 요구받았다.
28일 주총을 여는 SBS는 지주회사를 목표로 추진 중인 기업분할 안건이 지주회사 전환 뒤 영향력 약화를 우려한 소액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도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의 제3자 배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정관 변경을 추진 중이지만 소액 주주들의 반대에 부닥쳐 고민이다.
○ 동아제약 부자간 표 대결 이뤄질지 귀추 주목
이런 가운데 동아제약은 이번 주총에서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는 오너 부자(父子)간 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차남인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는 지난달 31일 동아제약에 주주제안 형식으로 자신을 포함한 10명의 이사를 추천했다.
하지만 동아제약 이사회가 이를 거부하자 법원에 주총 안건 상정 가처분 신청과 이사회 효력 무효 가처분신청을 냈다. 다음 달 16일 주총 전에 법원 결정이 날 예정이어서 만약 강 대표가 이긴다면 주총에서 표 대결이 불가피하다.
또 경제개혁연대는 박용성 전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의 두산중공업 등기이사 선임안을 반대하기 위해 주총 참가를 공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 환경 속에서 주주행동주의가 회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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