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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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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세 회복 신호탄?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13평형은 지난달 시세가 7억 원까지 떨어졌으나 이달 들어 급매물 거래가 늘면서 7억3000만 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11월 7억9000만 원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6000만 원가량 낮은 수준이지만 한 달 만에 3000만 원을 회복했다.
이 아파트 인근의 미래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많지는 않지만 급매물은 나오는 즉시 팔린다”고 말했다. 과천시 원문동 주공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서도 쌓여 있던 급매물 10여 건이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모두 팔려 나갔다. 주공1단지 27평형은 9억 원에, 주공2단지 16평형은 6억8000만 원에 급매물이 거래됐다.
인근의 오렌지부동산컨설팅 박강호 사장은 “지난해부터 매수 기회를 엿보다 값이 많이 오르는 바람에 주춤했던 사람들이 급매물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찬바람이 일었던 아파트 경매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이달 1∼15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0.1%로 지난달(95.3%)보다 4.8%포인트 오르면서 최근 2개월간의 하락세를 끝내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체 아파트값은 약세 지속
정부의 규제 강화로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지만 매도자도 매물을 내놓지 않아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1·11 부동산 대책’ 이후 한 달간 서울 아파트 값은 평균 0.18% 오르는데 그쳤다. 설 연휴를 전후한 2주간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도 각각 0.1, 0.6%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 아파트인 강남구 대치동 우성과 쌍용아파트는 매수 문의가 없지만 매물도 없어 30평형대 호가(呼價)가 10억 원과 12억 원 선으로 지난해 11월 시세와 비슷하다.
○“바닥 찍었다” vs “더 내려간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집값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지금은 매물이 적지만 매수자도 적어 소수의 매수 세력에 의해 가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시장동향을 세밀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하순부터 값이 계속 내렸던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가 이달부터는 가격 하락폭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이달 첫째 주(1월 28일∼2월 3일)부터 셋째 주(2월 11일∼17일)까지 0.08∼0.09% 내렸으나 설 연후 직후(18∼24일)에는 0.01% 내리는 데 그쳤다. 특히 서초구는 최근 2주째 상승률이 0%를 기록해 내림세가 멈췄다.
반면 올해 상반기까지 아파트 값이 하향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란 의견도 많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유엔알(U&R) 박상언 사장은 “고객 상담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에 비해 아파트 매수 문의가 90% 감소했다”며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매수여력이 줄어 상반기까지는 아파트 값이 하락 압박을 계속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김상운 기자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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