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굿샷 경영]경재용 동문건설 회장

  • 입력 2007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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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재용(55) 동문건설 회장은 타고난 승부사다. 그는 1984년 동문건설을 창업한 뒤 23년 만에 매출 7000억 원(2005년 기준)의 대형 주택업체로 키웠다. 하루 24시간을 분단위로 쪼개 가며 현장을 누비고 다닌 결과다. 스스로를 ‘일중독자’로 평가할 정도다. 서울 여의도 본사에 있는 그의 사무실은 지금도 주택 설계도면으로 가득하다. 주택사업을 시작하면서 어깨너머로 설계를 배워 웬만한 프로 설계사를 뛰어넘는 안목을 갖고 있다. 그는 “건설업체 월급쟁이로 시작해 바닥부터 안 해 본 일이 없다”며 “회장이 세부적인 업무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는 것이 회사 경쟁력의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그의 승부사 기질은 골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의 골프 실력은 재계 최고 수준이다. 핸디캡 3에 최저타 기록은 4언더파인 68타다. 1991년에는 88CC 클럽 챔피언이 되기도 했다. 홀인원 두 번, 한 라운드에서 두 번이나 파4홀에서 이글을 잡았다. 1년간 15개의 이글을 하기도 했다. ‘프로 잡는 아마추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는 실력이다.

경 회장은 1986년 골프에 입문한 뒤 8개월 만에 79타를 치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그는 “필드에 처음 나가 좋은 느낌을 받은 뒤부터 한동안 골프에 미쳐 살았다”고 고백했다. 하루에 36홀 라운드는 물론 수시로 54홀 라운드까지 할 정도로 골프에 빠져 살았다.

수년 전 벙커샷을 실수해 경기를 망쳤을 때는 남한강 백사장으로 가 달빛 아래 3시간 동안 벙커샷을 연습하기도 했다. 그 뒤 그는 그린 주변에서 샌드세이브율(샌드샷으로 온 그린해서 한 번의 퍼트로 홀 아웃할 확률)이 70%에 육박할 정도로 프로골퍼 수준의 벙커샷을 할 수 있게 됐다.

경 회장은 골프뿐만 아니라 당구(500점), 바둑(아마 3단) 실력도 놀라운 수준이다.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보는 성격 때문이다. 그와 함께 자주 라운드를 하는 안응수 썬힐GC 회장은 “경 회장은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일과 골프 모두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흔히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돈, 친구, 시간 등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한다. 외환위기 직후 부도 사태로 친한 사업가 골퍼를 모두 잃은 뒤 경 회장은 ‘골프를 계속하기 위해서라도 사업을 더 열심히 해야 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경 회장은 스스로를 ‘골프 극찬론자’라고 밝혔다.

“골프를 하다 보면 좋은 사람을 참 많이 만납니다. 필드에서는 긴장을 풀기 때문에 좋은 정보를 얻기도 하죠. 그런 정보들이 제 사업에 큰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골프는 지난 20년간 저와 제 사업의 동반자였습니다.”

또 그는 “골프에서의 1타 차가 작은 실력 차인 것 같지만 영원히 넘을 수 없는 벽이 될 수도 있다”며 “사업에서도 작은 실력 차가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사업 성공의 비결로 그는 ‘신용’을 가장 먼저 꼽았다. 고객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은 절대 하지 않고 일단 한 약속은 철저하게 지킨다는 것이다. 경 회장은 “아파트 입주자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경기 파주시 등에서는 동문의 ‘굿모닝 힐’이 대기업 수준까지 브랜드 파워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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